시인 우은정

산수유 꽃

 

우은정

 

먼 길을 걸어 온 탓도 있을 게야

구도자의 남루한 옷을 걸치고

햇볕보다 먼저

가만히 떠날 길을 엿보는

심해 같은 골목의 그 권태의 시간을 두르고

학교 마당 같은 이야기 속에 담긴 웃음의 침묵 한 점을

이제 막 하늘 속으로

노랗게

거품처럼

게워내고 있는 암송을 보면

 

△시집 ‘청동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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