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5천여명 환자 빅데이터로 임상 효과 증명"

(대전=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뇌경색이 발병하기 전 질병의 예후를 미리 알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뇌졸중의 일종인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뇌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지난해 한국인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기도 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한국인 허혈 뇌지도'를 이용해 측정한 뇌 건강 나이를 토대로 뇌경색이 얼마나 악화될 지 여부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허혈 뇌지도는 뇌의 혈류 순환장애로 발생하는 뇌허혈 손상 정도를 등급화한 표준자료다.

표준연과 동국대 일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11개 대학병원이 급성 뇌경색 환자 2699명의 뇌MRI 영상 자료를 토대로 2014년 '한국인 허혈 뇌지도'를 만들었다.

뇌경색 환자의 뇌 MRI 영상을 촬영한 뒤, 한국인 허혈 뇌지도와 비교해보면 뇌 건강 나이 즉, 만성 허혈성 뇌손상 정도가 100명중 몇 등(상위권일수록 뇌손상 정도가 낮음)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다.

또 연령대별로 제공되는 허혈 뇌지도를 참고해 정상인의 뇌 건강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연구팀이 뇌경색 환자의 발병 전과 후 뇌 MRI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 평소 뇌허혈 점수가 81∼100등으로 뇌 건강 나이가 많았던 환자는 상위권인 1∼20등에 비해 뇌경색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원 후 3개월까지 경과를 지켜본 결과, 회복률도 30% 가량 감소했다.

뇌경색이 발병한 뒤 3개월 후 뇌경색 후유증으로 인한 장애 정도를 분석한 결과, 평소 뇌허혈 점수가 81∼100등인 환자는 1∼20등 환자에 비해 예후가 나쁠 가능성이 100% 가까이 높아졌다.

나머지 61∼80등, 41∼60등, 21∼40등 환자도 각각 1∼20등 환자와 비교해 증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각각 70%, 40%, 30%씩 증가했다.

연구팀은 11개 종합병원에 입원한 5035명의 급성 뇌경색 환자의 MRI 영상 빅데이터를 토대로 이번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브레인' 내년 1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동국대 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교수는 "뇌졸중은 한국인 6명 중 1명에게 발병할 정도로 흔하며, 사망률과 영구 장애율이 높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한국인 허혈 뇌지도를 이용해 뇌경색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고 뇌경색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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