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순종’ 11월17일 개봉

(연합뉴스)다큐멘터리 영화 ‘순종’은 척박한 아프리카 땅에서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며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선교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작품이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였던 김은혜 선교사는 남편, 자녀들과 함께 우간다로 건너가 딩기디 마을에 정착했다. 우간다는 내전으로 강간, 집단학살 등 끔찍한 참상이 벌어졌던 곳이다. 반군에게 부모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어린이들은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김 선교사는 이들의 아픈 곳을 보듬어준다.

사실 딩기디 마을에서 한국인은 낯선 존재가 아니다. 김 선교사의 아버지 고(故) 김성종 목사가 한국에 가족을 남겨둔 채 우간다에 와 주민들과 함께 삶의 터전을 가꿨고, 생의 마지막도 이곳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김 선교사는 그러나 가족을 방치한 ‘무책임한 가장’이었던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았다.

아버지의 신념 때문에 한국에 남은 가족들은 외상으로 쌀과 연탄을 구하러 다녔고, 학창시절에 점심으로 초코파이를 먹을지, 계란을 먹을지 고민하며 살아야 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천성적으로 장애를 가진 우간다 소녀 플로렌스를 치료하라며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태워 가족들에게 보냈다. 한국의 가족들은 그 아이의 치료를 위해 고금리 빚까지 내야 했다.

그렇게 아버지를 원망하던 딸은 이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우간다 마을에서 우물을 파고 아이들을 돌보며 지낸다.

또 아버지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플로렌스를 보며 희망을 발견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무대는 레바논 난민촌이다.

김영화 선교사는 한국에서 안정적인 대기업을 그만두고, 내전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이 모여 사는 레바논 난민촌에서 상처 입은 영혼을 어루만지며 살아간다.

한국에는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동생과 연로한 부모를 남겨두고 왔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감당하지 못해 사진도 자주 꺼내보지 못하는 그는 난민촌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엄마와 헤어진 뒤 어두운 집에 틀어박혀 혼자 살아가는 소년 알리를 만나 그가 마음의 문을 열도록 도와준다.

기독교방송 CBS가 제작했으며 최강희, 최수종 두 배우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김동민·이주훈 PD가 1년 6개월간 4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하루 15시간씩 촬영을 진행하며 완성했다. 11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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