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신약 ‘소발디’가 국내에 급여 적용 후 5개월 만에 분기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잇따르면서 본의 아니게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의 C형간염 신약 소발디는 IMS헬스 데이터 기준으로 3분기에만 40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의약품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316억원)와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296억원)가 차지했다.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소발디는 C형간염 완치율 큰 폭으로 높여 화제가 된 약물이다. 소발디와 기존 치료제를 함께 투여할 경우 완치율이 97% 이상에 달한다는 임상 결과가 보고됐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았으나 약값이 수천만원에 달하고 건강보험 적용도 되지 않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당시 소발디의 비급여 가격은 12주 치료에 40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서울 양천구에서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지면서 소발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다나의원 피해자 대부분은 C형간염 중에서도 치료가 까다로운 1a유전자형 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기존 건강보험에 등재돼 있던 치료제로는 1a형을 치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소발디는 1a형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로 부상했으나 비싼 약값이 걸림돌이 됐다.

이후 올해 2월 강원 원주에서 또다시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자 C형간염 치료제가 화두가 됐고, 소발디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보건복지부 역시 건보 적용 시기를 앞당겼다.

결국 소발디는 올해 5월부터 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업계에서 예상한 7월께보다 약 두 달가량 앞선 것이다. 8월에는 일부 환자에 한정해 보험 급여가 확대·적용되면서 가격이 더 내려갔다. 소발디의 본인 부담 금액은 12주 치료를 가정했을 때 약 650만원이다.

3분기 매출에서 소발디에 1위를 내준 리피토는 올해 누적 기준으로 정상 자리를 지켰다. 비리어드 는 누적으로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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