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호

해가 저뭅니다

땅거미가 지고

초막마다 등을 밝히면

먼 길 갔던 사람도 서둘러 들어설 것인데

어찌할거나

나는 등 밝힐 생각을 거두고

망연히 창밖만 봅니다

내 보고픈 사람도 그럴 것이어서

말없이 술잔을 비웁니다

마시고 남은 잔에 그리움 채워

마지막 손을 흔들듯

안녕-

안녕-

어둠의 이불깃을 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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