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올해의 인물 수상자는 지난 1998년 7월부터 현재까지 30대, 31대 충북도지사를 맡아 충북도정을 이끌고 있는 이원종 지사가 결정됐다.
이 지사는 그동안 ‘으뜸 충북’·‘바이오토피아 충북’ 구현을 위해 선봉에 서 동분서주해 온 장본인이다. 올들어 이 같은 이 지사의 구슬땀이 결실을 맺었다.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확정과 충북도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청렴도 1위 선정 등이 바로 그것이다. / 편집자
사람은 은혜 잊기를 잘한다. 어떤 사건의 원인, 과정, 결과에 대해서 자의적인 해석을 너무 잘한다. 하지만 이원종 충북지사는 은혜을 갚을 줄 알고 어떤 일에 대해 정성을 들여가며 기다릴 줄 안다. 자의적인 해석보단 객관적인 판단과 원칙을 중시한다.
단체장으로서의 자의적인 해석은 자칫 과욕과 불신으로 이어져 큰 일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충북도정은 태산준령을 타고넘은 힘들고 숨 찬 연속드라마였다. 희비가 엇갈린 드라마 속에 ‘충북호’가 중심을 잃지 않고 항해할 수 있었던 것도 이원종 지사의 이 같은 철학에서 기인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지사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도민 모두가 합심해 ‘충북 승리’를 이끌어 낸 한 해였다는 평가를 모두가 주저 없이 밝힌다.
이 지사는 1942년 충북 제천 태생이다. 제천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고 1963년 체신부 서기보로 공직에 입문한 뒤 4회 행정고시에 합격, 전문 행정가 길을 걷게 된다. 이후 서울시 5개 구청장과 관선 충북지사, 서울시장 등을 역임했고 1998년 지방선거에서 민선 2기 충북지사에 당선돼 화려한 행정 경륜을 쌓았다.
이 지사는 송기(소나무 껍질)로 허기를 채울 만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독학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지방행정의 최고봉이라는 서울시장까지 오르는 등 특유의 성실함으로 ‘인간승리’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충북도를 주변지역에서 국가발전의 중심지역으로 이끌어 냈다.
이 지사는 지금도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이 확정된 ‘2005년 6월30일’을 생을 다하는 그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오래 전부터 잡힌 해외일정까지 포기한 채 오송분기역 유치를 진두지휘했던 이 지사는 이 때 보여지는 행보보단 감춰진 행보를 펼쳤다. 비공식 청와대 방문과 유치직속 기구운영 등이 바로 그것이다.
11월24일 헌법재판소에서 7대2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합헌’ 결정이 내려진 중심에도 이 지사가 있었다. 오송분기역과 연계한 충청권 공동발전이란 큰 틀을 마련하기 위해 이 지사는 적잖은 열정을 쏟아부었다.
지난 1998년부터 ‘충북호’를 이끌고 있는 이원종 충북지사의 관심은 단연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이다. 이 지사가 참석하는 만찬장에서는 ‘바이오토피아 충북 건설’이라는 건배사가 단골로 외쳐질 정도였다.
지난 2002년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이전 ‘바이오’라는 카드를 충북의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을 때 생소한 단어에 대부분 고개를 흔들었다. 이제는 기업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다른 광역자치단체들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청주에서 청주공항 방면으로 승용차를 타고 20분 정도 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오창단지. 좋은 입지조건 때문에 LG화학, 쇼트사, 유한양행 등 생명공학기술 및 정보기술 관련 120여 개 업체가 가동중이거나 예정에 있다.
뿐만 아니다. 오창단지와 함께 첨단산업의 양 날개인 국가산업단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도 벌써부터 국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지사는 반부패대책 추진으로 청렴한 공직사회 구현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마련해 추진하는 데 역점을 뒀다. 먼저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부패통제시스템 구축과 함께 민?관합동 반부패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충북도는 이같은 도정혁신에 힘입어 올해 국가청렴위원회가 전국 325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렴도 측정에서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지사는 지난해 충북에서 열린 85회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사실 이 지사는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영광스럽다. 하지만 단체장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 큰 상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공직을 떠난 뒤 다시 상이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받겠다”고 정중히 거절하는 겸손함을 보였다. 심의위원들의 객관적인 평가로 선정된 만큼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듣고 이 지사는 “올해 ‘충북 승리’를 이끈 도민들을 대표해서 받는 상으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막바지에 이른 민선3기임에도 2015년 충북의 모습을 그려놓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선점해 놓은 효과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만이 그 결실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향후 역점 전략으로 제시한 첨단 BINT산업 성장엔진 확산, 지역균형발전, 도민 1인당 3만4000달러 소득수준 실현도 멀지 않아 보인다. <장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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