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워진 김치·라면 덕분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5년 만에 5분의 1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2010년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785㎎이었으나 5년 뒤인 2015년에는 3871㎎으로 19.1%가 줄었다.

나트륨 과잉섭취는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에 해당하는 위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국민영양관리기본계획을 통해 2010년 당시의 나트륨 섭취량을 2020년까지 20% 감소시키겠다고 밝혔는데 목표가 5년 만에 거의 달성된 셈이다.

나트륨 섭취량은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8년 이후 4500∼4800㎎ 수준을 유지하다 2005년 5천260㎎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이후 몇 년간 다시 4600∼4800㎎ 수준을 보이다 2012년 4546㎎, 2013년 4012㎎, 2014년 3874㎎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

나트륨 섭취량이 줄어든 데는 식품업계의 공이 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에 따르면 2010년과 2013년 사이에 발생한 나트륨 섭취량 감소분의 83%는 김치, 장류(간장, 된장, 고추장), 라면 등 가공식품 속 나트륨 함량 감소에 따른 것이고, 17%는 국민의 식품 섭취량 변화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는 나트륨을 줄인 가공식품이 246개 나와 있다.

나트륨 저감 제품이 많이 생산된 품목은 면류(94개)이고, 그다음이 장류(31개), 조미·드레싱류(29개), 김치류(19개) 등이다.

진흥원은 “다양한 나트륨 저감화 제품이 출시되고 있어서 향후 가공식품으로부터의 나트륨 섭취량은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나트륨 섭취량이 빠르게 줄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2천㎎ 미만)에 비하면 아직도 2배가량 과잉섭취하는 실정이다. 나트륨의 장기적인 과잉섭취는 혈압상승,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 및 신장질환의 발병을 촉진하고, 위암, 골다공증, 천식, 비만 발병률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국내 성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남성 4852㎎, 여성 3367㎎이다. WHO 목표섭취량을 넘어서 나트륨을 먹는 사람의 비율은 아동(9∼11세)과 청소년(12∼18세)에서도 70%를 넘었다.

정부는 질병의 사전예방을 위해 나트륨을 하루 2천㎎ 이하로 먹는 인구 비율을 2008년 12.8%에서 2020년 30.8%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섭취량 목표는 2020년까지 3500㎎(2010년 섭취량 대비 73% 수준)으로 재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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