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자꾸만 집어먹는 글자 때문에

머리가 물렁해지는 것인지

눈이 짓무른 것인지

앞일이 캄캄해지게 자꾸만

원피스 하늘거리게 입은 여자가 생각나고

어떤 때 불끈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가고

결국엔

잡아 든 것이

온통 세상의 일이 모두가 한가지로 같음 일진

애써 뭉뚱그려 없애려 함이 더한

없앰으로 다가오는

세계 하나

그거 정말

재현할 수 없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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