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정도이거나 심한 외상성 뇌 손상(TBI: traumatic brain injury)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가장 강력한 환경적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벼운 TBI(뇌진탕)도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학 의대 정신과 전문의 재스미트 헤이스 박사는 가벼운 TBI도 치매와 관련된 뇌 부위의 위축과 인지기능 저하를 촉진할 수 있으며 이러한 위험은 치매의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내전에 참가하고 돌아온 미국 재향군인 160명의 뇌를 촬영한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헤이스 박사는 밝혔다.

가벼운 뇌 외상을 한 차례 이상 겪은 사람은 치매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위축되는 대뇌피질의 7개 부위 두께가 다른 7개 부위에 비해 얇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들의 유전자형(genotype)을 분석, 치매와 관련된 유전자 정보와 대조하는 방법을 통해 이들의 치매 위험 유전적 소인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뇌 외상을 겪은 사람 중 치매 유전적 소인이 큰 사람일수록 치매와 관련된 뇌 부위의 위축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사실은 이들 중 비교적 나이가 젊은 그룹(평균연령 32세)에서도 이러한 뇌 위축이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헤이스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이 결과가 뇌 외상이 치매 같은 신경퇴행질환을 촉진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로 이어져 어느 날엔가는 이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뇌과학 전문지 ‘뇌’(Brai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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