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상’ 수상 감회… “1박2일은 계속할 듯”

 

왜 사람들은 김종민 본인보다도 김종민의 ‘2016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에 더 기뻐했을까.

방송인 김종민(39)은 지난 14일 연예대상 수상을 기념해 이뤄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족한 사람에게 뭔가 채워주려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늘 그렇듯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대중이 정말 기뻐했던 건 ‘우리’처럼 10년을 같은 곳에 출퇴근하면서 때로는 ‘병풍’이라고 욕을 먹기도 하고, 어느 날엔 그걸 이겨내고 ‘에이스’가 된 김종민의 모습에서 각자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슬럼프, 정말 조금씩 풀리더라…가장 기억남는 멤버는 이수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애청자라면 김종민의 짧지 않은 슬럼프를 모두 지켜봤을 터. 김종민도 이번 수상 때 그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고 전했다.

김종민은 “제대 다음 날이면 몸이 풀릴 줄 알았는데 안 풀렸고, 한 달 후면 되겠지 했는데 한 달 후에도 슬럼프가 풀리지 않았다”며 “심지어 내년엔 풀리겠지 했는데 안 풀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슬럼프 때는 정말 사람이 머리로 할 수 있는 생각은 다 해봤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까 풀려 있더라. 어느 순간 확 풀린 게 아니라 정말 조금씩 풀렸다”고 말했다.

김종민은 또 “모든 분이 슬럼프가 있을 텐데 슬럼프에 대한 보상은 꼭 있는 것 같다”며 “그걸 잘 견뎌내고 초심만 갖고 가면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모두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는 ‘1박2일’의 마지막에 대해서도 이따금 생각은 해보지만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종민은 “큰 사고가 나거나 시청률이 저조하지 않은 한 계속하고 있지 않을까”라며 “그냥 모든 게 지금 그대로이면서 나이만 들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호흡한 멤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으로는 이수근을 꼽았다.

그는 “짠하기로는 수근이 형이 제일 짠하다”며 “능력도 있고 웃기는 거로도 최고였는데 잘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 “역사공부는 책보단 영상으로…난 정말 거짓말 못 하는 ‘바보’”

 

김종민은 지난해 ‘1박2일’에서 안중근 의사의 아명과 출생연도를 정확히 맞추는 등 해박한 역사 지식을 드러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옛날엔 역사 공부를 재미없어했지만 내 미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니 오히려 과거의 일들이 궁금해지고 그러다 보니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등 먼 얘기까지 찾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서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나 다큐멘터리 등을 많이 찾아본다”며 “사실 책은 눈에 잘 안 들어와서…”라고 또 한 번 솔직하게 답했다.

매사에 솔직하고 착한 모습에 ‘바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10년간 스캔들이나 구설 한 번 없었던 김종민을 보고 사람들은 그가 진짜 똑똑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는다. 그래서 실제로는 ‘스마트’한 게 아니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아녜요! 제가 확실히 바보인 것 알아요!”라고 큰 목소리로 답해 머쓱해졌다.

김종민은 “어렸을 때 어머니께 거짓말도 하고 잔머리를 많이 썼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걸리더라”며 “‘나는 거짓말을 하면 무조건 들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머리를 쓰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 “MC는 당장은 무리…연말엔 코요태 콘서트 목표”

 

무조건 직진하는 김종민, 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유재석이나 강호동 같은 리드 MC도 돼 있지 않을까.

어떤 스타일의 MC가 되고 싶으냐고 묻자 그는 “뭔가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도 “예능 프로그램의 스타일과 형식이 워낙 빠르게 바뀌는 시대”라며 “MC가 꼭 뭔가 리드하고 설명하는 게 아니라 게스트와 호흡하는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그땐 내 이름을 걸고 해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빙그레 웃었다.

그에겐 아직 도전해볼 분야가 너무 많은 것처럼 보였다.

김종민은 “창법이 불안해서 아직 연습을 더 해야 하지만 노래가 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솔로 음반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 댄스도 발라드도 모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엔 어렵겠지만 연말에는 내가 속한 그룹 코요태의 콘서트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종민은 또 자신은 방송인으로서 노래, 예능, 연기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한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뭐든지 다 하고 싶다”며 “저 자체가 댄서부터 가수, 예능인을 다 해오지 않았느냐. 시청자들이 저를 보고 웃으면 저도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대상 수상 후 늘어난 스케줄만으로도 벅찰 텐데 욕심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묻자 “그래서 최근에 흑마늘을 주문했다”고 능청스럽게 답하는 그. ‘KBS 연예대상의 저주’도 김종민의 에너지 앞에선 맥을 못추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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