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 흔들리는 영혼 있으면
밤 인사로 건네던 입맞춤도
아침의 쟁쟁한 기억 속에 남겨둘 일
전선이거나 굴참나무 잔가지들 이거나
포르릉 날아오르는 작은 새들에게
발구름판이 되어줄 가지 끝에서도
지상의 젖은 것들 말리는 햇살이
구름 밀치고 나오기 전까지만이라도
나 그곳에서 기거하다 가리라
알알 이슬로 구슬도 꿰어도 보고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로
그대 음지의 슬픔까지 데리고
증발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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