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 흔들리는 영혼 있으면

밤 인사로 건네던 입맞춤도

아침의 쟁쟁한 기억 속에 남겨둘 일

전선이거나 굴참나무 잔가지들 이거나

포르릉 날아오르는 작은 새들에게

발구름판이 되어줄 가지 끝에서도

지상의 젖은 것들 말리는 햇살이

구름 밀치고 나오기 전까지만이라도

나 그곳에서 기거하다 가리라

알알 이슬로 구슬도 꿰어도 보고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로

그대 음지의 슬픔까지 데리고

증발하리라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