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교자 시복 기사 사진설명 124위 복자에 대한 5년 여 걸친 시복 추진 예비 심사 법정이 폐정된 2010년 5월 20일 관계자들이 서류를 봉인하고 있다. 이 서류는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됐으며, 심의를 거쳐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124위를 복자로 선포했다. <사진 제공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한국천주교는 조선시대와 근현대시기에 공산당의 박해로 순교한 천주교인 등 총 214명에 대한 시복(諡福) 심사에 나선다. 이중에는 대전교구 50명과 청주교구 16명 등 충청지역에서 출생한 순교자 66명이 포함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오는 22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와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추진 예비 심사 법정을 연다고 밝혔다.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는 조선 왕조에서 신앙을 위해 죽음을 당한 순교자들이다. 한국 천주교회 초기 교회 공동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다 1785년 순교한 이벽 요한 세례자 등 1879년까지 순교한 133명이다. 이중 대전교구 출신자는 35명, 청주교구 출신자는 16명이다.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는 1901년 제주교난 순교자와 한국 전쟁 직후 공산당의 박해로 순교한 81명이다. 이 가운데는 20명의 외국인 선교 사제와 3명의 외국인 수녀가 포함됐으며 대전교구 15명이다.

예비 심사 법정에서는 순교자들의 행적을 조사하고 덕성을 따져 교황청에 보낼 약전(略傳)을 만들게 된다.

시복은 교회가 공경할 복자로 선포하는 일.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이에게 복자 칭호를 허가하는 교황의 공식 선언을 말한다. 로마 교황청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현재 한국 천주교에는 103명의 성인과 124명의 복자가 있다.

한국 천주교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순교자 124위에게 복자 칭호를 부여하는 시복식을 한 바 있다.

1984년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순교자 103위는 복자보다 한 단계 위인 성인 칭호를 받았다.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해 시성식을 직접 주재했다.

앞서 한국 천주교회는 2009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조선 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와 ‘한국 교회의 근현대 신앙의 증인에 대한 시복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2013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에서 두 안건에 대한 대표 순교자를 선정해 각각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로 정해 교황청 시성성에 보고하면서 시복 추진 업무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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