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흡연이 주범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발생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COPD는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 등 두 가지 폐 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폐를 오가는 공기의 흐름이 제한돼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Helmholtz Zentrum Muenchen) 종합폐질환센터 폐 복구·재생실장 멜라니 쾨니히스호프 박사는 담배 연기가 폐의 자기치유(self-healing) 메커니즘을 손상시켜 COPD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3월 3일 보도했다.

건강한 사람은 폐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하는 자기치유 메커니즘인 WNT/베타-카테닌 신호전달경로(WNT/beta-catenin signaling pathway)가 정상기능을 수행하는데 COPD 환자는 이 신호전달체계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쾨니히스호프 박사는 밝혔다.

그 이유는 폐 세포 표면에서 WNT 신호전달경로를 조절하는 FZD-4(Frizzled-4) 수용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담배 연기에 노출되면 이 수용체가 사라져 폐 세포는 성장을 멈춘다는 것이다.

쾨니히스호프 박사는 폐 세포 배양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성장이 정지된 폐 세포에 FZD-4 단백질을 인공적으로 늘려주자 WNT 신호전달경로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폐 세포의 기능이 복구됐다.

이 연구결과는 COPD의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쾨니히스호프 박사는 전망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흉부학회(American Thoracic Society) 학술지 '호흡기-집중치료의학 저널'(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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