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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 툭
아침을 여는 시 / 툭
  • 동양일보
  • 승인 2017.05.16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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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가만히 내 이마를 짚고

흘러내린 머리카락 쓸어올리는 손

따뜻하다

이마 위 얹혀진 사소한 체온에 응답하는

온몸의 공명

단단히 결었던 마음장이 순간 결을 풀고

무슨 말인가 입술 끝 달싹이다 그대로 매달려

귓불 안쪽으로 들어서며 붉게 익는다

 

고개만 가끔 주억거리며

비릿한 마음 한 두레박 깊숙이 퍼 올린 건 나였는데

바람 없던 하늘은 일순, 몸을 휘말아

캄캄한 우물 속으로 곤두박질치고

땅 밑, 생각의 밑동으론 근심결 일렁인다

 

어지럽다

슬며시 스며드는 뜨거움에 속눈썹 떨리고

손톱 끝 까맣게 타며 아득히 발 밑 땅은 꺼지는데

현기증 이는 안에선

툭,

줄 하나가 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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