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지용제 30주년을 맞아 정지용의 기행산문 여정을 따라 발로 쓴 ‘정지용 만나러 가는 길’이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 김묘순(53·사진)씨는 26년째 옥천에 살며 정지용을 연구하는 시인이며 수필가이다.

이 책은 ‘원전으로 읽는 정지용 기행산문’(정지용 저, 김묘순 편저, 깊은샘)의 후속편으로 정지용의 기행산문 원전 한 편과 그 여정 탐방기 한 편씩을 병행하여 읽어나가면 정지용 시인을 더욱 깊게 만날 수 있다.

김 작가는 2006년부터 정지용 기행산문에 나타난 공간적 배경인 일본 동지사대학, 중국 오룡배, 부산, 통영, 진주, 강진, 제주도 등을 기행했다.

정지용은 1923~1929년 일본 유학시절에 ‘압천 상류’ 2편, 1937년 박용철과 함께 기행에 나서 ‘금강산기’ 3편을 ‘조선일보’(1937. 2. 10~17)에, 1938년 김영랑, 김현구와 함께 강진과 제주도를 여행하며 ‘남유다도해기’ 12편을 ‘조선일보’(1938. 8. 6~30)에, 1940년 길진섭 화백과 평양, 선천, 의주, 오룡배를 향하며 ‘화문행각’ 13편을 ‘동아일보’(1940. 1. 28~2. 15)에, 1950년 정종여 화백과 함께 부산, 통영, 진주를 기행하며 ‘남해오월점철’ 18편을 ‘국도신문’(1950. 5. 7~6. 28)에 활자로 또박또박 찍어 세상에 펼쳐 놓았다.

김 작가는 정지용의 기행산문과 그 발자취를 따라간 산문의 연결고리를 독자들에게 어떻게 지어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생각 끝에 정지용의 기행산문 일부분과 제목을 ‘정지용 만나러 가는 길’의 산문 각 편 앞 장에 각각 실어 놓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김 작가는 “정지용의 기행 여정 중 평양, 선천, 의주, 금강산 등은 둘러보지 못하여 아쉽지만 언젠가는 이곳들도 기행할 수 있으면 한다”며 “정지용을 떠나지 못하고 그리워하였을 모진 인연의 사람들의 풍경도 스케치했다”고 말했다.

이 책은 1부 교토에서 만난 정지용. 2부 정지용, 김영랑, 김현구와 함께 기행하다. 3부 정지용, 길진섭 화백과 여행을 떠나다. 4부 남해기행, 정지용 글·정종여 삽화로 남기다. 5부 정지용, 인연이 있는 풍경을 그렸다. 부록에는 정지용 생애 여정지도, 기행산문 여정지도, 정지용 연보 등을 실었다.

신희교 우석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서평에서 “정지용의 발길이 닿거나 머물렀던 곳을 샅샅이 답파해내고 있는 이 탐방기는 분명, 살아생전의 정지용을 꼭 만나고 싶다는 집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정지용의 여정을 따라 이곳저곳을 찾는 저자 스스로 정지용의 작품에 ‘심취하였거나 미쳤나보다’고 고백하듯 이 책은, 또한 시와 산문에 두루 걸친 정지용 문학을 애호하는 독자들과 그의 문학 매니아들이 많아지기를 내심 희망한다”고 평했다.

‘정지용 만나러 가는 길’의 출판기념회는 오는 9월 초 21회 국제연변지용제에서 열릴 예정이며 김 작가는 이 책 100권을 연변지용제에 기증할 계획이다.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정지용의 시와 산문이 특히 연변지역 작가나 청소년들에게 어렵게 다가갔다”며 “정지용의 문학혼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현대 정서에 어울리는 이 작품집으로 정지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돼 좋고, 옥천지역에서 이러한 정지용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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