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남 시인

자정 넘은 시간에
걸려온 전화
술에 취해
그가 한 말은
자귀나무꽃이 피었다는 그뿐

이어지는 말없음표가
천둥처럼 달려와
오래 키운
내 뜰의 상심 한 그루 넘어뜨리고
그 자리에
눈물보다 먼저
분홍빛 따뜻한 꽃물이 번져

나 이제
세월을 믿는 나이가 아니건만
올해도
자귀나무꽃이 피었습니다

△ 시집 ‘지상은 향기롭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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