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장 시인
저희가 고통받는 것은
하나님이 저들을 사랑하사……
마태복음 펼쳐들고 갔을 때
절뚝거리며, 절뚝거리지 않는
사람들 사이로 흰 눈이 내리고 그 길을
걸어서 네가 왔다. 절뚝거리며
눈 내리는 세상을 웃으며
너의 불구가 하얗게 하늘을 넓혀갈 때
선샌니 … 누 … 누흐흐 … 누으
반모음으로 가리키는 네 손끝에서
펄펄펄 천국이 흩어지고
수북이 쌓이는 점자點字
더듬어 확인할 수밖에 없는 세상을
눈이 내린다. 내려도 내려도
덮을 수 없는 어둠 속을
네가 간다. 절뚝거리며
절뚝거려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걸음걸이로
예수가 가고 있다.
△ 시집 ‘서로 다른 두 자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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