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섭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제제공급팀장

 

(이현섭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제제공급팀장)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은 헌혈자로부터 채혈한 혈액을 안전하게 보관하다가 수혈이 필요한 의료기관으로 혈액을 공급하고 있다. 혈액은 몸 밖으로 나오면 응고되고 세균의 오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세균의 오염 또는 응고된 혈액은 수혈할 수 없으므로, 채혈된 혈액을 응고 및 오염되지 않도록 보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혈액 보존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혈액백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20세기 중반까지 수혈용 혈액을 유리병에 담아 사용했는데 혈액 보관용 유리병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유리병은 무겁고 깨지기 쉬웠으며 재사용을 위한 세척과 소독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각종 병원체가 전염되는 문제를 일으켰다. 또한 용혈과 응고 발생이 많아 혈액 사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1950년 외과의사인 월터가 혈액보관용 플라스틱 백(bag)을 개발하여, 1960년대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채혈백의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오염의 문제가 해결되고 혈액의 장기보존도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1976년부터 플라스틱 채혈백을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1980년 국산 플라스틱 채혈백(double bag) 생산으로 성분제제 공급이 본격화되었다.
혈액백은 혈액제제 제조를 위한 원심분리 시, 모양이 변형되어 찢어지지 않아야 하며,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충분한 가스 교환이 가능하여 혈구의 신진대사에 방해가 되지 않는 등의 안전하고 혈액 보관이 용이한 재질로 만들어 진다. 현재 전혈 혈액백은 단일백(Single bag), 이중백(Double bag), 삼중백(Triple bag), 사중백(Quadruple bag)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단일백은 전혈 혈액 사용을 위한 채혈백이며, 이중백은 농축적혈구와 혈장제제, 삼중백은 농축적혈구, 혈장제제, 혈소판제제, 사중백은 백혈구여과제거 적혈구와 혈장제제, 혈소판제제 사용을 위한 채혈백이다. 
혈액백에 보존된 혈액은 전혈, 농축적혈구는 35일, 혈소판제제는 5일, 혈장제제는 1년간 사용이 가능하다. 혈액백의 발달로 혈액의 보존기간이 연장되었으며, 혈액백에서 보존 중 오염 등으로 인해 혈액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혈액백의 발달로 인한 혈액 보존기간의 연장 및 오염방지는 안정된 혈액공급에 있어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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