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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간 5100㎞ 달린 의지의 충북인■ 보은 마라토너 진장환씨
   
 

20여년전 위장병 고치려 ‘달리기’ 시작

각종 마라톤대회 참가 풀코스 완주에

국민화합 위한 전국 순회 마라톤 성공

“초반엔 너무 무리해 위장·근육에 탈…

이 악물고 인간의 한계 찾아 무조건 뛰어”

 

(보은 동양일보 임재업 기자) “인간의 한계가 어딘가 하고 무조건 뛰고 또 뛰었습니다.”

67일간 5100㎞를 달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진장환(63·사진·보은군 보은읍 성주리) 씨의 일성이다.

보은군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으로 정년퇴임한 진씨는 20여년 전 위장병이 심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마라톤 풀코스도 수없이 완주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2007년 해남에서 고성까지 울트라 마라톤 622㎞를 완주한 그는 인간의 한계가 어딘지 도전하고 싶었다. 2009년 마라토너 20명과 함께 1500㎞에 도전, 완주한 8명이 매년 만나 1500㎞를 달리는 대회를 정례화했다. 완주자 8명은 이때 ‘사단법인 대한민국 일주’를 설립했다.

2011년엔 이들 8명이 더 힘들고 험한 2500㎞에 도전했다. 여기서 진씨 등 2명이 완주했고 이들은 3년마다 2500㎞를 달리고 있다.

도전엔 성공했지만 만족하지 못한 그는 미국 동·서 횡단에 나섰다. 미국 대륙을 횡단하며 대한민국 국민의 염원인 한반도 평화를 미국 땅에 심어보겠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이러한 진씨를 도와주겠다는 후원자가 나서지 않아 그 꿈은 포기해야만 했다.

대신 국민 대화합을 위해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뛰기로 했다. 거리는 미국 동·서 횡단과 비슷한 5100㎞로 잡았다. 전국지도를 펼쳐놓고 코스를 만들었다. 시청과 군청 소재지 통과는 기본이고 광역시 군(예를 들면 부산시 기장군)을 포함해 167개 자치단체를 선정했다. 때마침 올해는 19대 대통령 선거도 있고 해서 세대간·이념간·지역간 갈기갈기 찢겨진 국민 화합을 목표로 동료 2명과 함께 뛰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비용이 문제였다. 그나마 옛 직장인 선관위가 대통령 선거 홍보캠페인 명목으로 일부 후원한 것을 제외하면 선뜻 나서는 후원자 역시 없었다. 그렇다고 마냥 지체할 수도 없었다.

2017년 4월 17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 드디어 진씨와 동료 2명 등 3명은 5100㎞를 달리는 인간 한계와의 싸움에 들어갔다. 코스는 광화문을 출발해 파주~김포~강화~인천~부천~수원~가평~춘천~원주~태백~영월~단양~제천~충주~진천~천안~홍성~서산~논산~계룡~대전~세종~청주~보은~옥천~영동~무주~전주~군산~영광~목포~해남~완도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건너갔다. 제주 일주를 한 다음 다시 배를 타고 완도로 나와 강진~장흥~광주~남원~구례~여수~하동~진주~고흥~대구~안동~봉화~부산~울산~울진에 도착했다. 울진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로 들어간 진씨는 울릉도를 일주한 후 다시 육지로 나와 고성~진부령~철원~의정부~서울 중랑천~청계천을 거쳐 광화문에 골인했다. 그 때가 2017년 6월23일 오전 11시였다. 정확히 67일이 걸렸다. 당초엔 64일을 목표로 했지만 제주도와 울릉도를 배 타고 오갈 때 시간이 맞지 않아 3일이 늦춰졌다.

진씨가 전국을 뛰는 동안 함께 출발한 동료 2명 중 1명은 600여㎞ 정도 달리다 춘천에서 기권했고 나머지 1명은 300여㎞를 더 뛰다 제천에서 포기, 자신과의 사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진씨가 가장 힘들었던 때는 2500여㎞를 달린 제주도 성산포에 도착했을 때다.

진씨는 2500㎞를 뛰어 봤기 때문에 꾹꾹 참고 버텼지만 더 이상 달린다는 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에 너무 무리해 먼저 위장에 탈이 났고 근육에도 이상이 생겼어요. 주치의한테 전화했더니 스스로 이겨내라고 하더군요. 이를 악물고 엉금엉금 기다가, 뛰다가 1주일이 지나니 신기하리만치 통증이 사라지더라고요.”

그의 일과는 새벽 4시부터 시작해 발바닥에 테이프를 붙이고 5시부터 달리다가 중간 중간에 7~8번의 간식과 끼니를 길거리에서 해결했다. 그렇게 하루 평균 80㎞를 달렸다.

진씨는 “67일 동안 매일 80㎞를 뛰다보니 처음에는 체중이 6㎏ 정도 빠지다가 몸이 적응하니까 골인할 때는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 있는 것을 보고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진씨는 대한민국 시·군청 소재지를 한 곳도 빼지 않고 뛴 유일한 사람으로 기록됐다.

현재 집에서 몸을 추스르고 있는 진씨는 2020년 4월 구미에서 이주여성 재활시설인 달팽이모자원을 운영하는 마하붓다사 진오스님과 함께 미국 횡단에 나선다.

“우리나라, 베트남과 특별한 관계인 미국 대륙을 횡단함으로써 평화의 소중함을 호소할 겁니다.”

임재업 기자  limup00@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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