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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 마중류순자

어느 길로 오시렵니까
잉잉거리는 내 안의 바람에도
시방 삼세 가득한 임이시여
어디쯤 가야만 친견할 수 있으리까
하얀 그리움만 아스라이 피었다가 질까 봐
자꾸만 수줍움이 번집니다
임 찾아 나서는 길
어디쯤이면 주저하지 않을는지요
천지를 가득 메우는 미소를 보며
찾아온 얼굴에
길을 확인해 주는 오늘
잃어버린 꿈 찾아 이 어둠 속에서도
앞만 보고 걷느라
내 모습 잃었습니다
돌아설 수 없는 꼭 이만큼의 거리에서
환희 속 부서지는 번뇌를 봅니다
여름이 반란하는 이 팔월
야윈 비수 한 자루처럼 남게 될지라도
바람 불면 구름이 되고
비 오면 온몸으로 맞고 기다립니다

△시집 ‘산을 보다가 길을 잃었다’ 등

동양일보  dynews@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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