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티FC 연내 창단…내년 리그 참가 목표
청주시 “예산 지원”…9월 임시회에 안건 제출
시의회 가결 땐 본격화…지원 규모 등은 관건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연고 축구팀이 없는 충북지역에서 프로축구팀 창단이 구체화되고 있다.

2015년, 2016년 두 차례 고배를 마신 청주시티FC가 연내 창단을 목표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재정지원에 부정적이었던 청주시가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는가 하면 지역 기업들도 프로구단 창단에 후원을 약속하는 등 호재도 겹치고 있다.

16일 K3리그 구단인 청주시티FC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청주시는 ‘시의회의 사전 동의절차 등을 거쳐 프로축구단 창단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 구단에 보냈다. 지난 4월 24일 시티FC가 ‘청주 연고 프로구단 창단을 제안한 지 2달여 만이다.

특히 이승훈 시장이 프로축구단 창단에 적극적이다.

스포츠는 지역 사회 통합의 매개다. 이 시장은 농구팀(KB국민은행)과 핸드볼팀(SK호크스)의 성공적인 유치사례를 통해 축구팀이 더 큰 효과를 청주시에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청주의 축구 열기는 지난 5월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U-20 축구대표팀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1만5000명 이상의 관중을 모은 것을 통해 입증됐다. 당시 평가전에선 관람석 1만6000석 중 1만5200석의 예매석이 매진됐다. 평가전 직후 이 시장은 “청주에도 프로축구단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청주·청원 통합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 ‘청주’, 그러나 프로축구단이 없는 충북의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프로축구단 창단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오는 9월 7~19일 열릴 29회 시의회 임시회에 프로축구단 창단 지원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 시의회의 동의가 있으면 내년 예산에 반영, 프로구단 창단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시의 미온적 태도 속에 두 차례 고배를 마신 시티FC는 시가 먼저 창단자료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자 환영의 뜻을 보였다.

여기에 최근 ㈜SMC엔지니어링, ㈜태영ENG, ㈜아이앤에스 등 지역 기업들과 잇따라 프로구단 창단 후원 협약을 체결하면서 시티FC는 창단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고 있다.

시티FC는 시의회 논의 절차를 지켜본 뒤 오는 10월 초 프로축구연맹에 프로축구단 창단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시와 시의회 지원만 성사된다면 시티FC의 2018년 리그 참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의회의 동의 여부와 시의 지원 규모 등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시티FC는 지난 4월 프로축구단 창단을 제의할 당시 연간 40억원의 지원금을 시에 요청했다. 자체 확보와 모기업 출자금 20억원을 더해 60억원으로 구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예산 협조가 원활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시는 창단 첫 해 창단지원금 등 40억원을 지원하되 이듬해부터는 자체 예산과 1대1 매칭으로 20억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프로구단 창단이 앞서 두 차례 무산된 배경에도 시민공감대 형성 부족을 이유로 시의회의 반발은 물론 이 같은 시의 재정지원 부담이 작용됐다.

시티FC 관계자는 “청주시가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프로구단 창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반색했다. 다만 “구단 창단도 중요하지만 잘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구단이 안정화될 때까지 지자체 지원이 필수인 만큼 청주시와 시의회, 충북도 등에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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