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주산지 진천·천안 침수피해 원인…
폭염에 채소가격 이어 가격급등 서민가계 부담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집중호우로 오이·수박 주산지가 대거 침수피해를 입으면서 이들 품목의 가격이 최근 한 달 새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 이른 폭염에 채소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여름철 수요가 많은 오이, 수박까지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더욱 팍팍하게 하고 있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오이·수박 주산지인 충북 진천과 충남 천안의 지난 1~16일 누적강수량은 각각 483.5㎜와 622.3㎜로평년 강수량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이번 폭우로 천안 아우내 지역의 오이 시설 하우스 200여 동이 침수됐다. 이는 이 지역의 이달 전체 오이 출하면적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진천 지역도 오이·수박 시설 하우스 4%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진천과 함께 대표적인 수박 주산지인 전북 익산 역시 집중호우로 7월 이후 출하예정이던 수박 시설 하우스 면적의 70%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농업관측본부는 침수된 상당수 시설 하우스가 당분간 오이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해 이달 말부터 오이 출하량이 급감하는 등 폭우 피해가 최대 9월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수박도 다음 달 상순까지의 출하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줄어 가격이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강원·경북에서 재배된 수박 물량이 출하되고 있어 오이보다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충북지사에 따르면 이날 취청계통의 오이(10개 들이) 소매가는 한달 전(3665원)에 비해 2.3배 오른 8280원, 애호박은 1.7배 오른 1490원, 수박 1통은 600원 오른 1만8000원에 판매됐다.

aT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재 다다기 계통 오이의 평균 소매가격은 상품 기준 10개당 1만872원으로, 평년(5726원)에 비해 89.9% 올랐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도 80.1%, 한 달 전에 비해선 무려 142.8% 급증했다.

취청 계통 오이의 평균 소매가격도 상품 10개 기준 평년 대비 72.4% 오른 1만2627원이었다. 마찬가지로 한 달 전에 비해 120%가량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다기 오이는 주로 중부지방에서 재배하는 품종으로 고온에 견디는 힘이 강한 품종이며, 취청오이의 경우 주로 남부지방에서 재배되는 오이 품종이다.

여름철 단골 과일인 수박 역시 가격이 오름세다. 지난 21일 기준 수박 1통당 평균 소매가격은 1만7912원으로, 평년(1만5714원) 대비 14% 올랐다. 수박의 경우 1통에 2만1600원에 판매되는 곳도 있다.

오이와 수박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른 이유는 주산지인 충청·전북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시설 하우스가 대거 침수됐기 때문이다.

농업관측본부 관계자는 “집중호우 이후 고온이 지속되면 병해충 발생이 많아질 수 있다”며 “피해 농가에선 시설하우스의 청결상태를 유지하고, 병해충 방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협충북유통 관계자는 “진천·음성 하우스 수박이나 단양 어상천 노지수박은 끝물이라 이제 포도가 나올 시기”라며 “오이 등 시설채소는 몰라도 수박 가격 상승이나 변동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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