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기 시인

쇠보다 무거운 고요

천년을 묻어둔 채

 

비바람 지는 잎에

눈물마저 외면하고

 

누리의 복판에 앉아

맑은 골을 지킨다.

 

꿋꿋한 황소의 등에

호수처럼 실린 하늘

 

산자락 늘린 폭에

상당별 길러내니

 

낮은 듯 깊은 반석을

어느 누가 아는가.

 

△시집 ‘사모곡’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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