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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최경주’ 박상하의 꿈 “프로 진출 보단 태극마크”세상 떠난 아버지와의 약속 지키기 위해 국가대표 도전
지난해 부상·슬럼프 딛고 최근 3개 전국규모 대회 우승
   
 

“제 꿈이요?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메달을 딴 뒤 미국프로골프(PGA)에 진출해 최경주 선수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는 거에요.”

박상하(18·청주 신흥고 2년)가 지난달 열린 3개 전국 규모 골프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미래의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박상하는 지난달 26~30일 열린 3회 영건스 매치플레이에서 해외 국가대표 등 쟁쟁한 선수들을 누르고 우승했다. 첫날 예선 64강에 턱걸이 통과했으나 본선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국가대표와 상비군 등을 눌러 골프팬들을 놀라게 했다.

박상하는 앞서 지난달 24~25일 청주 실크리버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6회 충북교육감배 학생 골프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다. 이 대회 바로 전 같은달 22~23일에는 전남 무안CC에서 열린 28회 전국 중·고연맹 그린배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저에게 매치플레이가 잘 맞나 봐요. 9일간 3개 대회를 치르면서 체력적으로는 좀 힘들었는데 한명씩 꺾어가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박상하가 골프를 시작한 건 2010년 청주 죽림초 4학년 때. 우연히 실내골프연습장에 들러 골프채를 잡은 그는 골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학교를 마치면 연습장으로 달려가 밤 11시까지 공을 쳤어요.”

충북에서 유일하게 최경주 재단 골프꿈나무 1기로 선발돼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박상하는 이듬해 충북골프협회장 대회에서 준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2년엔 전국 시·도학생 골프선수권대회 단체전과 개인전을 석권했다.

서현중에 진학한 뒤에도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3년 BMW베이징청소년골프오픈에서는 유일하게 언더파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서의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정신적 지주이자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던 아버지가 지병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않았지만 골프에 대한 꿈을 놓지 않은 것은 아버지와의 약속 때문이다.

“서로의 꿈이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인가 아버지와 ‘고등학교 때 국가대표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나가자’고 약속했어요.”

중학교 3학년 땐 ‘입스(yips)’로 인한 슬럼프도 겪었다. 입스는 골프에서 스윙 전 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각종 불안 증세를 일컫는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도 종종 입스를 경험하는데 웬만한 노력 없이는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설상가상 고교 진학 뒤 어깨 부상까지 당해 지난해엔 석 달 이상 훈련을 못 했다. 슬럼프가 이어지며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또래 친구들이 프로 데뷔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프로 입단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지난해 성적이 안 나와 걱정이 많았어요. ‘아시안게임 갈 수나 있나. 가더라도 성적을 낼 수 있을까’ 했죠. 현실적으로 프로로 가는 방향을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런 그가 다시 꿈인 국가대표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와 주변 후원자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 덕분이다. 신흥고 골프팀 박용만(55) 감독도 그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돕고 있다.

“양할아버지와 지인들, 어린이재단, 신흥고 골프후원회 등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아이에게 후원이 쉽지 않았을 텐데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박상하는 올 들어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며 스윙이 더욱 단단해졌다. 170㎝로 큰 키는 아니지만 빠른 스윙스피드를 활용, 260~270m의 드라이버샷을 날린다. 그린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아이언 샷의 정확도가 높고 최근엔 특기인 퍼팅까지 살아나고 있다.

그린배 우승으로 오는 11월 골프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권을 따낸 그는 자신과 아버지의 꿈인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여름 출전하는 시합 수를 줄이는 강수까지 뒀다.

‘유명한 선수가 아닌 훌륭한 선수가 되라’는 최경주 프로의 말을 좌우명으로 삼는다는 박상하는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뒤 당당하게 프로로 데뷔하고 싶다고 했다. 미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대결을 하고 싶은 포부도 밝혔다.

꿈을 향해 한발 한발 전진하는 박상하의 눈망울은 별처럼 빛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이도근 기자  nulh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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