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량 지역 오명에 소규모 매장은 최악의 경기
선택폭 넓은 대형매장은 보합·20~30% 매출 늘어

청주지역 한 대형 중고차 판매장.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청주지역 중고자동차 시장이 수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6일 폭우 침수차량이 많았다는 입소문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청주지역 중고차매장 기피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은 대형매장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중·소규모의 중고차매매단지의 경우 가뜩이나 비수기에 신차 시장으로 손님을 뺏기는 형국이다.

6일 청주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폭우로 청주·증평 등 지역의 침수차량이 1700여대로 추산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지역중고시장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중고시장 기피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J중고 매장 딜러는 자동차 성능검사표가 소비자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침수차량을 속일 수 없는 상황인데도 매장을 한참 둘러본 뒤 신차 매장으로 가겠다는 손님들이 요즘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 매장의 또 다른 딜러는 침수차량은 정비 후 국내 시장에 풀리기까지 시일이 조금 걸리는 데다 대부분 수출길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소비자들 사이에 막연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 소비위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대형 중고차 매장의 사정은 조금 나은 편이다. C중고 매장은 침수 피해를 입기 전달의 월 매출이 3500여대 정도였는데 오히려 지난달 매출은 30%정도 신장됐고, 매장 내 캐피탈사도 20%정도 이용률이 높아졌다.

이는 자기차량손해보험(자차)에 가입한 차주들 중에서도 급하게 차량이 필요한 사람들이 보험료가 나오기 전 미리 중고차를 구입한 경우가 많아서인 것으로 중고차 딜러들은 해석했다.

더욱이 침수피해 후 건조 및 정비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곧바로 침수차량이 중고시장에 흘러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에서 조기에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란 설명했다.

M중고차 매장은 지난달 그나마 전달에 비해 평균 매출은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매장의 딜러는 이달부터 본격 여름휴가철로 접어들면서 오히려 매출하락을 우려했다.

중고차 딜러들은 “보험사들로부터 침수차량 자차보험료가 지난 4일부터 본격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동차 성능검사표와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 앱으로 사고이력을 확인한 뒤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침수차량에 속지 않는 방법으로 “안전벨트를 끝까지 잡아당겼을 때 흙탕물이 묻어 나오면 침수차량일 가능성이 높고 차량 보닛을 열었을 때 연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새 배선이 장착됐을 경우 의심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차량 문짝 주변에 장착된 고무 몰딩을 뒤집었을 때 흙이 묻어 있다면 침수 가능성이 높고 자동차 시트 얼룩이나 에어컨 악취 등이 심하면 침수차 의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 중고차 딜러는 “인터넷 매물로 지나치게 싸게 나온 경우도 침수차량을 의심해 볼 만 하다”며 “하지만 지역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하루 장사하고 끝낼 일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를 속일 수 없으니 안심하고 매입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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