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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82년생 김지영씨는 둘째를 낳을까?
<프리즘> 82년생 김지영씨는 둘째를 낳을까?
  • 이현숙
  • 승인 2017.09.2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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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상당구 주민복지과 노인장애인팀장 이현숙

 

‘82년생 김지영’은 조남주 작가의 장편소설로, 청주시가 시민독서운동으로 추진하는 ‘책 읽는 청주’ 선정 도서이다. 주인공은 서른 해를 넘게 살아오면서 여자로서 다양한 차별과 불편, 어려움들을 겪었는데 이는 한국 여성 일반의 삶이기도 하다.
김지영씨는 두 살배기 아이를 가진 전업주부이다. 어느 날 느닷없이 친정어머니가 그녀에게 빙의해 ‘정 서바앙’ 하며 사위를 걱정했고, 며칠 후에는 작년에 죽은 대학 동아리 선배가 빙의하자 남편은 앞이 캄캄해진다.
김지영씨는 어린 시절 딸이라고 많은 차별을 받았고 대학 졸업 후 힘들게 들어간 회사에서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여자팀장을 만나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고객과의 술자리에서는 성희롱이 따랐다.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회사 기획팀에 합류할 기회도 얻지 못했고 회사 대표는 여자를 결혼과 육아 때문에 오래가지 못할 인력으로 치부해 버렸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임신을 망설였다. 남편은 김지영 씨가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자신이 책임진다고 말했지만,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기에 억울하고 손해 보는 기분이 들었다.
열 달 내내 엄청난 입덧을 했고 결국 눈물을 삼키며 퇴직을 결정했다. 죽을 만큼 고생을 하고 나서야 눈물이 나도록 예쁜 아기를 낳았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고, 전세보증금이 인상돼 시간에 맞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려 노력했으나 결코 쉽지 않았다. 아이를 데리고 공원에서 1500원 짜리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맘충’이라는 말을 듣는다.
최근 15∼64세 생산가능인구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들어 인구 절벽의 위기에 놓였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그러나 출산만을 강조하는 정책은 젊은 층에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아이 낳는 기계로 생각한다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젠 정부에서도 출산만을 강조하지 않고 가족행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고 하니 ‘헬조선’에서 아이에게 물려줄 희망이 없다고 여기는 젊은 세대에게 사회 환경과 개인의 삶을 개선시켜줌으로써 자발적으로 출산을 유도하는 것이 옳다. 아이를 낳을 때마다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2017년 상반기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 1.03명으로 떨어졌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으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들의 삶이 지금보다 덜 고단해야 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처음으로 15세 미만 유소년인구를 추월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생산 가능 인구 1명이 고령자 1명을 부양할 시기가 곧 온다. 저출산과 함께 무자녀 가구의 증가 추세도 살펴봐야 한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45년 미성년자 없는 가구는 1955만 가구가 된다. 한국만이 아니라 상당수의 유럽 국가들은 이미 겪었거나 겪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저출산에 100조 원이 훨씬 넘는 돈을 썼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무자녀 가구는 그들대로 불만이 커진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손님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키즈존’이 생기는 현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령자들은 예전보다 건강해지고 있으므로 생산가능인구가 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녀를 많이 낳고 기르는 가구에게는 고마워해야 한다. 그러나 무자녀 가구는 죄가 없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거나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양자 사이의 차별을 없애고 육아비용을 최대한 사회 전체가 떠맡아야 한다. 국가가 아동의 생활을 책임진다는 개념으로 바뀌어야만 아이와 부모와 노인의 행복한 공존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래야 김지영 씨가 둘째를 낳으려고 마음먹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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