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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26주년 특집> 200년 전 청주여성, 천년의 미래를 열다사주당이씨와 태교랜드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청주시가 ‘생명문화도시 청주’ 자리매김에 나섰다. 200년 전 청주에서 나고 자란 사주당 이씨가 집필한 세계 최초 태교 전문서 ‘태교신기’를 바탕으로 한 ‘태교랜드’가 청원구 내수읍 일원에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전통과 과학이 융합된 태교 테마파크 설립으로 올바른 태교문화 전파는 물론 출산율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태어난 곳은 청주이지만 후손이 없는 탓인지 지금까지 충북과 청주에서는 사주당 이씨의 존재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비해 사주당 이씨가 시집간 경기도 용인에서는 여러 기념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일각에서는 청주도 그의 지역사적 가치와 미래적 가치를 다루는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2013년 사주당 이씨와 관련한 학술대회를 비롯, 청주에서 2박 3일간의 태교축제가 개최됐지만 그 이후 별다른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청주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충청권 유교문화권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주당 이씨를 매개로 한 ‘태교랜드’ 설립에 나서 시민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사주당 이씨가 살았던 1800년 전후는 철저한 가부장 사회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그가 남성의 벽을 뛰어넘어 당당한 여성의 주체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나 그러면서도 시대가 부여한 여성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 등 사회적 담론을 넘어 주체성을 펼쳐간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사주당 이씨와 태교신기

사주당 이씨가 1800년 집필한 태교신기. 이후 아들 유희가 음의와 언해를 붙여 1801년 펴냈다.

‘태교신기’는 청주 출신의 사주당 이씨(1739~1821)가 1800년 1남 3녀 4남매를 키우는 과정 속에 자신이 겪은 임신·육아의 경험과 경서 및 의서 등에 기초해 저술 한 것이다. 태교의 이치와 태교 지침, 태교의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후 아들 유희가 한문으로 쓰인 글에 음의와 언해를 붙여 1801년 펴냈다.

“태교가 기본(本)이고 스승의 가르침은 끝(末)이다.(胎敎爲本 師敎爲末) / 아버지가 낳으시고 어머니가 기르시며(父生之 母育之) / 스승의 가르침은 모두 한 가지다.(師敎之一也) / 의술을 잘하는 자는 병들지 아니하였을 때 다스리고(善醫者 治於未病) / 잘 가르치는 자는 태어나기 전에 가르친다.(善斅者 斅於未生) / 그런 까닭에 스승의 십년 가르치심이(故 師敎十年) / 어머니 열 달 기르심만 못하고(未若母十月之育) / 어머니 열 달 기르심은 (母育十月) / 아버지 하루 낳아주심만 못하다.(未若父一日之生)”

태교신기(胎敎新記)에 나오는 구절이다.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는 10년보다 중요한 것이 어머니 뱃속에서의 열 달이고, 이보다 중요한 것이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그 순간이라고 알려주는 대목이다. 부모가 아이를 갖기 이전부터 바른 마음을 가져야 잉태된 아이가 바르고 훌륭한 사람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사주당 이씨는 성리학적 관습들이 한층 강화됐던 조선 후기 사회에서 불평등 했던 성담론을 넘어 남녀 평등관을 가졌던 여성 사상가이자 여성 선비였다. 그의 학문적 성취는 세계 최초의 태교책인 ‘태교신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주당 이씨는 청주 서면 지동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고조부, 증조부, 조부, 부친과 형제들의 묘가 서강내면에 있는 것으로 보아 서면 지동 또한 서강내면인 것으로 보이며 현재 청주시 흥덕구 지동동 일원으로 추정된다.

이후 25살에 당시 용인에 살던 46세의 유한규와 혼인했으며 62세에 네 자녀를 낳아 키운 경험과 학문 등을 토대로 태교신기를 집필했다. 20살의 나이차에도 유한규와 사주당 부부는 함께 학문을 토론했고, 남편은 아내를 지지했다.

사주당 이씨 스스로도 학문을 향한 열망이 컸는데 이러한 점은 그의 당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원래 당호는 희현당이었는데 나중에 사주당으로 고쳤다. ‘최고의 성리학자인 주자를 스승으로 모시겠다’는 의미다. 당시 시대가 여성들에게 기대했던 여성성을 넘어 주체성을 찾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83세에 세상을 떠나기 전 사주당 이씨는 청주에 있는 어머니가 안부 물으며 보낸 편지 한 묶음과 유한규의 논성리, 손수 베낀 격몽요결 1권을 함께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태교신기는 모두 10장 35절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태교의 중요성을, 2장에서는 태교의 효험을 설명한다. 태교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방법이 주를 이루고 남편과 가족이 임산부의 태교를 위해 지켜야 할 것들도 알려준다.

이 책을 통해 사주당 이씨의 지식인, 선각자로서의 면모도 볼 수 있다. 사주당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가 18세기 후반 새로운 사회적 가치가 요구되던 시기에 누구보다 앞서 사회변화의 필요성을 읽어낸 지식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지닌 지혜나 지식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이를 종합해 책을 써냈으며 그 책 안에는 당시 여성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주체적이고 평등한 시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학계 관계자는 “사주당 이씨는 철저한 성리학 사회에서 시대적인 논리와 주체적인 논리를 충돌 없이 조화롭게 수행한 인물”이라며 “이제라도 사주당 이씨의 지역사적 가치와 한국사·세계사적 가치를 찾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최초로 청주에 건립되는 ‘태교랜드’

청주 출신의 사주당 이씨와 그의저서 '태교신기'를 매개로 한 태교랜드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일원에 설립된다.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태교랜드 조감도.

 

청주시가 사주당 이씨의 고향이 청주라는 데 착안해 청원구 내수읍 일원에 4만5440㎡ 규모의 태교랜드 조성에 나섰다.

이 태교랜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충청 유교문화권 광역 관광개발 계획’에 포함된 실학관광 클러스터의 거점 사업이다.

이곳에는 태교건강원과 태교교육원, 영·유아 지원관, 세계태교전시관, 태교테마공원이 들어설 계획인데, 사업비는 국비 134억원과 지방비 233억원 등 총 367억원이다.

테마파크 예정지인 내수는 교통이 편리하고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농 복합지역이라는 점에서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륙이면서도 호수와 숲이 많아 태교 환경에 좋은 지리적 특성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는 세계 3대 광천수 중의 하나인 초정약수가 있고 운보의 집, 상당산성, 문의문화재단지, 대청댐 등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관광자원도 분포해 있다.

청주시는 지난 8월 시청 소회의실에서 사주당 태교랜드 기본계획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개발 방향과 시설물 배치 계획 등을 논의했다.

시는 조만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하고 2018~2019년 부지 보상 및 설계를 끝낼 계획이며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주당 이씨의 태교신기는 현재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태교 방법들이 담겨 있다. 따라서 청주시는 태교신기에 나오는 태교 방법들과 IT 접목 기술을 통한 핵심콘텐츠(태교)를 발굴, 태교테마파크를 조성해 차별화된 미래가치콘텐츠 육성을 시도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태교랜드가 완공되면 청주는 태교 관련 전시·체험·교육 기능을 갖춘 명실상부한 생명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장미 기자  pjm892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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