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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가 맺어준 평생친구 ‘마라톤’[창사 26주년 특별인터뷰] 오청자 충북대 명예교수
2000년 동양일보 마라톤대회 참가 계기 17년간 쉼없이 달려
50대 후반 늦은 나이에 입문 100회 이상 마라톤 완주 기록
   
▲ 오청자 충북대 명예교수(독일언어문화학과)가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대회 완주 기념메달과 1회 동양일보 청주마라톤 대회 완주 기념메달 등을 목에 걸고 기념 촬영했다. 개인 통산 25회의 마라톤 풀코스, 57회의 하프마라톤 완주 등 100회가 넘는 완주 기록을 가진 그의 마라톤 입문 계기는 1회 동양일보 청주마라톤 대회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70대 나이에도 ‘마라톤 여행’을 이어가는 여성이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80대, 90대에도 달릴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마라톤은 인생’이라는 오청자(73) 충북대 명예교수(독일언어문화학과)다.

지난 9월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장에서 그를 만났다. 개인통산 56번째 하프마라톤 완주라 했다.

그의 마라톤 경력은 화려함을 넘어 초인적이다. 50대 후반의 나이에 마라톤에 입문해 현재까지 25회의 마라톤 풀코스(45.195㎞) 완주를 달성했다. 32.195㎞ 2회, 10㎞ 7회, 5㎞ 3회는 물론 각종 비공식대회 등을 합치면 100회가 넘는 완주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진기록이다.

늦깎이 마라토너인 오 교수의 이런 ‘질주본능’을 일깨운 첫 단추는 2000년 11월에 열린 1회 동양일보 청주마라톤대회였다.

평생을 독일어와 함께 한 그는 천생 학자였다. 1944년생이니 현재 만 73세. 수도여고와 한국외대 독어독문학과를 나와 독일 뮌헨 괴테-인스티투트를 수료했으며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충북대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 충북대 인문학연구소장, 한국독어독문학교육학회 회장, 충북대 인문대학 학장, 인문대 교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전후 독일문학그룹’, ‘고시독일어’, ‘독일문학과 세계문학’(공저) 등의 저서와 ‘프로메테우스’, ‘환상과 복종’, ‘240개의 크림스푼이 만든 세상’ 등의 번역서, 다수의 논문을 내는 등 왕성한 학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학자’ 오 교수가 달리기에 빠지게 된 것은 동양일보 청주마라톤 대회 참가가 계기가 됐다.

“당시 남은 학교생활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만난 인생의 좋은 친구가 바로 달리기, 마라톤이었습니다. 그 첫걸음을 걷게 해 준 게 동양일보가 주최한 청주마라톤대회였죠.” 그래서 그는 “‘동양일보’란 말만 들어도 젊음을 느낀다”고 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생애 처음으로 청주 무심천변을 5㎞ 완주했다. 이후 10㎞, 하프마라톤, 풀코스 등으로 달리기에 대한 꿈을 이어갔다.

오 교수의 달리기 열정에 주위에선 처음엔 코웃음을 쳤다. 어렸을 때 운동선수를 한 것도 아니고, 늦은 나이 여성의 잇단 마라톤 도전은 그야 말로 오르지 못할 나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목표를 넘어섰다. 첫 풀코스 완주 기록은 5시간58분. 그의 나이 62세 때였다.

동양일보 청주마라톤 대회 이후 17년 간 그는 꾸준히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고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보스턴, 베를린, 시카고, 런던, 뉴욕, 도쿄)를 완주했다. 이 밖에 몽골고비사막 울트라마라톤(6일간 100㎞)에 참가했고 아테네마라톤·호놀룰루마라톤·도야마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완주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매년 출전하고 있다. 올해도 핀란드 울트라마라톤(6일간 총 225㎞ 중 105㎞)에 참가하는 등 그는 마라톤과 함께 인생의 후반기를 천천히, 그러나 걷지 않고 쉼 없이 달리고 있다.

“달리기는 외롭고, 괴롭고, 힘들다는 점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것과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는가 봅니다.”

‘즐겁게 달려 부상 없이 완주해 건강을 지키는 것’이 마라톤 모토라는 오 교수는 특히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취해 달린 일본 이부스키 유채꽃마라톤대회 완주를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한다. 그는 “저의 마라톤은 ‘마라닉(마라톤+피크닉)’입니다. 타인과의 비교는 불필요, 오로지 나 자신과의 약속이며 인내입니다”고 했다.

오 교수에게 이제 마라톤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지금도 매달 한 차례씩 하프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하프마라톤을 3회 완주하며 하프마라톤 완주기록을 57회로 늘렸고 오는 10월 춘천마라톤(풀코스), 11월 19일 손기정마라톤(하프코스)에 이어 내년 1월 7일엔 중국 샤먼마라톤(풀코스) 참가 신청을 마쳤다. 춘천마라톤은 올해로 아홉 번째 참가로 내년 10회 완주에 성공해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마라톤으로 얻은 활력을 바탕으로 오랜만에 번역에 다시 나서 2015년 ‘그라이펜제의 태수(고트프리트 켈러)’를 출간했다. 현재는 낭만주의 작가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으며 매달 독문학 작가연구·번역 및 토론 스터디그룹에 참석해 1년에 한 번 정도씩 발표도 하고 있다. 쉼 없이 완주하는 마라톤과 같이 쉼 없는 학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

오 교수는 달리기의 첫 걸음을 내딛게 한 동양일보 청주마라톤대회가 중단된 것이 너무도 아쉽다. 

오청자 충북대 명예교수(독일언어문화학과)가 1회 동양일보 청주마라톤 대회 완주 기념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마라톤이라는 좋은 친구를 만나게 해 준 1회 동양일보 청주마라톤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동양일보 청주마라톤 대회가 부활돼 동년배 ‘달림이’들과 다시 한 번 무심천변을 달리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그는 헤어지면서 “어느새 동양일보가 창사 26주년이 됐다니 남다른 감회가 듭니다. 충청권 최고의 신문이 된 것에 박수를 보내요”라며 축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도근 기자  nulh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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