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 로드맵서 제외... 충청권 홀대에 비판론
이춘희 시장 때 늦은 '행정수도 개헌 건의문'전달
이동식 차량 순회 등 홍보활동에도 분위기 냉랭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최근 세종시가 행정수도완성을 위한 전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지만 ‘김빠진 행보’로 보여진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이 국정 목표라며 발표한 자치분권 로드맵에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부분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등에서는 로드맵 발표 즉시 환영 논평을 냈고 여전히 각종 행사에서 ‘세종시=행정수도’라는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빠진 행정수도완성’ 홍보로 보여지는 까닭이다.

오히려 지역 시민단체와 대전, 충북, 충남 등의 정치권에서 충청권 홀대론마저 제시하며 비판조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을 뿐 이다.

지역 시민과 정치계의 비판이 이어지자 이춘희 세종시장은 2일 국회를 찾아 정세균 의장을 예방하고 ‘세종시 행정수도 개헌 충청권 시·도지사 공동 건의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민들의 볼멘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도 피해갈 수 없는 형국이다.

◇자치분권로드맵 세종시 제외...충청권 홀대 민심 술렁

행정안전부는 앞서 지난달 26일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 콘퍼런스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자치분권 로드맵을 내놨다.

여기에는 제주도를 자치분권 시범도시로 완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세종시에 대한 직접적인 계획이 빠졌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로드맵 발표 즉시 “세종시가 27만 시민과 함께 지방분권을 실현하는 선도도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환영 논평을 냈지만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비판했다.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대책위원회는 로드맵 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즉각 행정수도 완성 의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대통령 기념사에도 행정수도 개헌이 빠진 것을 두고 공약 후퇴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고려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세종시당·충북도당·충남도당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헌법상 ‘지방정부’를 명시하겠다면서도 정작 지난 대선과정에서 국정과제로까지 주장하던 행정수도에 대한 향후대책은 빠졌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대전시당·세종시당·충북도당·충남도당 등 4개 시·도당은 지역민들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충청도 홀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경고했다.

◇각종 행사서 홍보에만 집중...”김빠진 감있다”

세종시는 6일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감대 마련을 위한 이동식 홍보 차량을 운영한다.

홍보 차량은 3.5t 화물차에 위아래로 움직이는 발광다이오드(LED) 모니터를 달아 만들었다.

시는 6일 서울 여의도 일대, 11일 부산 해운대역, 25일 광주 금남로, 다음 달 9일 대전 으능정이거리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차량으로 돌 예정이다.

이어 연말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곳곳을 찾아가 LED 영상 홍보를 한다.

행정수도 완성 전국투어 퀴즈대회, 행정수도 바로 알기 이벤트, 이동식 홍보 차량 출현지역 예고 인증샷 이벤트 등 온라인 활동도 병행한다.

시는 지난4일 금강스포츠체육공원에서 열린 시민체육대회에서 홍보 차량 발대식을 했다.

이춘희 시장은“세종시가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로 거듭나고, 진정한 균형발전의 상징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전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한다”며“‘행정수도=세종시’완성이 세종시만의 일이 아닌 진정한 지방분권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는 6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박범계 의원과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대책위 공동으로 행정수도 개헌 국회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밖에 KTX 열차(112대)와 서울역, 서울시청앞, 남대문전광판, 서울시내 주요 지하철역 등 전국 주요 지점에 홍보물을 설치하고 트위터·페이스북·네이버 포스트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전도 펼치고 있다.

안정미씨(37.여.세종시 고운동)는 “자치분권로드맵에 세종시가 제외된 마당에 세종시 전역에 행정수도 완성 플래카드가 넘치고 행사마다 홍보를 하고 있지만 김 빠진 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충청권홀대적인 분위기를 감추고 홍보에만 집중 하는 것 같아 신뢰가 안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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