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브리핑 ‘노타이’ 차림
“의회 수장 격 떨어져” 빈축

지난 7일 고준일(왼쪽) 세종시의회 의장이 이춘희(오른쪽) 시장, 최교진 교육감과 ‘고교무상급식 확대·조치원중 부지확보’ 합동브리핑을 하는 자리에 격식에 맞지 않는 노타이 차림으로 나와 빈축을 샀다.


(세종=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선거전에서 ‘승리의 넥타이’로 불리는 줄무늬 넥타이를 선택했다. 지난 7월 여야 지도부와 회동할 때 주황색 ‘독도 강치 넥타이’를 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청와대서 아침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할 땐 ‘노타이’ 콘셉트를 보여줬다. 관례와 격식을 깨고 자유로운 소통을 하자는 의미로 해석됐다.
#유명 패션 전문가는 “조금 더 차려입는 건 언제나 옳은 선택이다. 격식을 조금 더 차린다고 문제 될 건 없지만 덜 갖추면 난처한 경우가 있다”라고 말했다.

넥타이는 남성 패션의 완성이자 원점이라는 말이 있다. 남성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시 할 수 있는 넥타이는 때로는 말보다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다.

특히 정치인은 평소에도 다양한 일정에 맞춰 넥타이 색깔을 바꾼다.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정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넥타이 색깔에 배려·협치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으려고 한다.

이처럼 넥타이에 대한 관념이 자리 잡혀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세종시 고교 무상급식 확대 합동 브리핑에 노타이 복장으로 나온 고준일 세종시의회 의장이 복장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시청, 교육청, 시의회 합동브리핑은 전국 최초로 강원도와 함께 내년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 시행한다는 것과 세종시의 숙원사업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조치원 중학교 이전 문제가 부지확보와 함께 해결됐다는 것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 같은 중대한 자리인 만큼 이춘희 세종시장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강력한 의사전달, 집중’ 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로 통일해 맞춘 듯 ‘넥타이 정치학’을 보여줬다. 하지만 노타이에 셔츠단추를 하나 풀어뜨린 고준일 의장의 복장은 의회를 대표해 참석한 시의회 수장으로서의 처신에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여름철 복장 간소화 지침’이라는 공식적 이유가 통하는 찜통더위의 계절도 아니고 격식을 갖추어야 할 합동브리핑에서 노타이 복장으로 나온 고 의장에게 못마땅한 시선을 보낸 것이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한 인사는 “정장차림은 말투나 행동 마음가짐까지 정비해주는 힘이 있다”며 “의전 서열 2위의 시의회 의장이 너무 편안한 차림으로 브리핑에 나선 것은 시민들을 가볍게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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