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해자 5명 진술 확보…적용 혐의 등 검토 단계
추가 피해자 조사 등 거쳐 3월 중순께 조씨 소환 예정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경찰이 배우 조민기(53·전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씨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빠르면 다음달 중순께 조씨의 경찰 소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경찰청은 26일 조씨의 성추행 사건을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시된 조씨에 대한 성추행 의혹 폭로 내용의 사실여부 확인을 통해 조씨에게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재학생·졸업생 5명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경찰은 소환 조사 대신 해당 피해자들의 주거지 등을 찾아가 진술을 받는 ‘출장 조사’를 벌여 왔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 학생들은 조씨가 성추행을 한 시점과 장소 등 피해 내용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으로 현재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을 분석, 적용 혐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진술한 피해자 외에도 다수의 추가 피해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씨의 소환 시기는 빨라도 다음달 중순께가 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피해 내용을 상당 부분 확보해 수사로 전환했으며 피해자들의 2차 피해가 우려돼 조심스럽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성추행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범죄 혐의점이 드러나면 조씨를 입건할 방침이다. 성추행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처벌하지 않는 죄)가 아니어서 혐의가 드러나면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를 마치고 3월 중 조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조씨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청주대는 지난 1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씨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고, 조씨의 사직 의사에 따라 20일 면직 처리했다. 이후 연극배우 송하늘씨를 포함한 재학생·졸업생들의 폭로가 계속되고 있다. 사태가 계속 확산되자 조씨의 소속사인 윌엔터테인먼트는 26일 조씨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며 이번 사태에서 손을 뗐으나 조씨는 거듭되는 폭로에 침묵하고 있다.

청주대 연극과 85학번인 조씨는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2004년 청주대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연극학과 조교수로 부임, 지난해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2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조씨는 그동안 서른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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