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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포럼(65) / 고령자 시대의 고령자를 생각한다
동양포럼(65) / 고령자 시대의 고령자를 생각한다
  • 동양일보
  • 승인 2018.03.2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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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고령자의 문제관점
총인구
인구구성비
인구구조

나기정 / 세계직지문화협의회장·전 청주시장

독일연방정부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작년 한국 방문중에 총리 재직 시의 독일 국정상황에 대해 말한 바가 있다.

그의 총리 재직기간(1998~2005) 독일은 막대한 통일비용과 500만 명에 달하는 실업자, 연금, 실업수당, 건강보험 등 누적된 복지 부담으로, 국가경제가 매우 흔들렸고 사회안전망도 위협받았다. 그래서 노·사·정 대타협을 시도했지만, 노·사가 절대 타협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03년 ‘혁신, 성장, 일, 지속 가능성’이라는 슬로건의 ‘언젠다 2010’ 개혁안을 발표하고, 정부주도 개혁을 적극 추진했다. “시대를 앞서가지 못하면 시대에 잡혀 먹힌다.”는 위기감으로 연금수령 나이를 늦추고 부당해고 금지기준을 완화하며, 실업급여 수령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는 개혁을 추진했다. 이런 개혁은 일반대중과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슈뢰더는 2005년 총선에서 패해 정계를 떠나게 되었다.

지금 슈뢰더는 독일을 ‘유럽의 병자‘에서 깨어나게 한 인물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슈뢰더 개혁의 영향으로 독일이 통일 후 가장 낮은 실업률과 안정적인 사회보장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슈뢰더는 “대중은 작은 손해에도 개혁을 반대한다. 그러나 지도자는 국익에 직책을 걸어야 한다.”고 말하고 선거에 질 각오를 하고 독일의 미래를 위해 인기 없고 고통스러운 개혁을 추진했다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세계가 주시하는 전쟁과 안보의 불안, 경제의 저성장과 실업, 소득격차와 지역 불균형, 저출산·고령화의 인구절벽, 분열과 갈등의 정치 사회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슈뢰더 시대의 독일이 겪은 경제·사회·정치적 갈등과 고난 외에 남북한과 주변 강국(미·일·중·소)이 같이 묶인 전쟁의 불안과 심각한 인구절벽의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특히 최근 수년 사이 한국의 인구문제는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이 발간한 ‘2008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 우리나라 출산율은 1.2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고,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David Coleman) 교수는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로 한국을 지목하며 ‘코리아 신드롬’이라고 했다.

한국 통계청 발표(2016.12.8)는 한국의 인구가 2015년 5,101만 명에서, 2031년 5,296만 명으로 정점을 이루고 점차 감소하여 50년 후인 2065년에 4,302만 명으로, 799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한국의 생산 가능인구 (15세~ 64세) 감소율이 2017년 대비 2037년(20년간) -18.9%로, 같은 기간 OECD회원국 평균(-0.1%)의 190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2018.2.28 통계청이 잠정 발표한 2017년 출산율은 1.05명).

그리고 한국의 고령화 취세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총인구 대비 65세이상 고령인구 7%이상), 2017년 고령사회(고령인구 14%이상), 2026년 초고령사회(고령인구 20%이상), 2037년 30%, 2058년 40%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30년 이내에 228개 시·군·구중 84개, 3482개 읍·면·동중 1368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인구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와테현(縣)지사와 총무대신을 지낸 마스다 히로야(?田?也) 등 전문가그룹의 연구보고서 ‘지방소멸’에는 2040년 안에 일본 자치단체의 절반인 896곳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그 보고서는 △20~30대의 여성인구가 50% 이하인 자치단체는 소멸한다. △도쿄 등 대도시가 지방 인구를 흡입해 지방이 붕괴하고 대도시에서도 인구가 감소한다. △출산율이 일시적으로 늘어도 가임 여성의 수가 줄어 신생아는 계속 감소한다. △자치단체간 인구유치 경쟁은 그 피해가 지방으로 집중된다. △지방소멸을 막을 대책은 지방에 거점도시를 육성해 ‘인구댐’을 만들고, 국가 생존차원에서 지방육성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등의 정책 조언을 하고 있다.

아베총리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방창생본부를 설치하여 스스로 본부장을 맡고, 그 밑에 전담 장관을 임명하여 정책을 펴고 있다. 한 예로 인구과소 자치단체에 중앙정부가 특별교부세를 지원하여 지역실정에 맞는 인구대책을 추진하고, ‘지역부흥협력대 프로그램’으로 도시의 젊은이들을 3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여, 농림업이나 지역특산품 개발사업 등에서 일하도록 주택·급여·활동비를 제공한다. 임기후에도 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하거나 지역의 기업과 상점에 취업 또는 농림업에 정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국도 2006년 노무현정부가 복지정책으로 저출산 대책을 시작하여 2017년까지 126조 5587억 원의 재정을 투입했으나, 국민이 모르는 저출산 대책이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의 조인태 인구학교수는 그간의 저출산 대응정책에 대하여 복지논리에 입각한 보육시설에만 주력한 점, 젊은 세대의 비(非)혼, 비출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정책의 부재, 역대 정부가 인구통계를 집계하는 외에 인구현상을 읽고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2018.1.5 조선일보)

한 나라에 ‘지방소멸’, ‘국가소멸’보다 더 시급한 일이 어디에 있는가. 젊은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여 생산가능 인구는 급격히 줄고, 곧 초고령사회가 되어 부양할 노인인구는 반대로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다.

정부는 우선 현재 중앙부처별로 분산된 70여개의 소규모 저출산 대책을 통페합하고, 선심성 복지예산을 구조 조정하여 체계적으로 효율성 높은 국가 종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아이를 낳으면 양육은 나라가 한다.’는 정책목표로 나아갈 시점이다.

둘째는 청소년과 국민 모두 의식의 대변화가 필요하다. 지금 한국사회는 청소년의 올바른 인성교육보다 청년수당, 실업수당, 인권조례 등 온갖 선심성 행정과 부모의 과잉보호로 한국의 청소년 교육은 멍들고 있다.

자기 목표를 가지고 힘차고 성실하게 살아가도록 키워야 한다.

교육은 학력위주가 아닌 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정책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셋째 인구 고령화에 대한 대책이다. 지금 65세는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연령이다. 노인기준 연령과 정년연령을 높이고 은퇴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여 고령연금 등의 사회적 비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은퇴 후에도 자기에게 적합한 일할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이 노인건강에 도움이 되고, 고령자 빈곤대책으로 공공주거 및 요양시설을 마련하여 노인과 그 가족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는 한국은 좋은 토양과 수질, 사계절 뚜렷한 기후에 수많은 우량 식물품종이 있는 복 받은 자원부국이다. 미래학자들은 신농업 혁명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도시의 일거리 없는 청년과 은퇴한 노동력과 지방의 특성화한 대학과 전문기업의 자본과 기술이 협력하면 특수 식량작물의 생산과 세계적인 바이오산업을 일으켜서 ‘지방소멸’이 아닌 ‘지방 융성’의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업들의 소요 재원은 정치인들에 의한 불요불급한 정략적인 사업비를 삭감하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부실하고 비효율적인 보조사업비를 과감하게 정리하여 활용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의 ‘2015년 국고보조사업 운용평가’에 의하면 한 해 58조원이 투입된 국고보조사업 가운데 정상 추진된 사업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지금은 모든 공직자들이 독일의 슈뢰더 총리처럼 “시대를 앞서가지 못하면 시대에 잡혀 먹힌다.”는 위기감으로 “국익에 직책을 걸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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