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 분석 결과 발표지난 9년간 최소 824명…살인미수 포함 1426명

청주 20대 여성 살해범·방조 여친 범행 덤덤히 재연
청주 20대 여성 살해범·방조 여친 범행 덤덤히 재연 /자료사진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지난해 최소 85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1일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분석한 결과, 혼인이나 데이트 관계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85명, 살인미수 피해 여성은 최소 103명이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중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은 사례도 최소 55명에 달했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이는 언론에 보도된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되는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살해된 여성의 연령을 보면 40대가 24%로 제일 많았고, 50대가 20%, 20대가 18%, 30대가 17% 등이었다.

데이트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 중에는 20대와 40대가 각각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1명, 50대가 17명, 10대가 6명, 60대가 3명 등으로 집계돼 데이트폭력은 주로 20~30대에서 발생한다는 통념과 달리 40~50대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언론보도를 분석한 통계를 발표해왔는데 지난 9년간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최소 824명의 여성이 살해됐고, 최소 602명의 여성이 살해될 위험에 처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한해 평균 92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에 의해 살해된 셈이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우리 사회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가정불화' 또는 '치정'의 문제로, 특정 개인의 불운이나 일탈의 문제로 손쉽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젠더에 기반한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폭력을 가능케 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혐오에 주목하고, 이러한 폭력은 불평등한 성별권력관계에 기인한다는 핵심에 다가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