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물난리로 이어진는 복구공사가 원인
(동양일보 김진식 기자) 청정괴산의 자랑거리인 다슬기(올갱이)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산과 계곡이 많은 지리적 특성을 지닌 괴산군은 청정 1급수에서 사는 다슬기가 자생하며 전지역 고루 분포돼 있다.
특히 괴산의 젖줄인 달천강이 굽이쳐 흐르는 칠성면과 청천면 지역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다슬기 서식지로, 많은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중에서도 달천 상류지역인 괴산군 칠성면 율원리는 둔율올갱이마을로 불리며 2009년부터 마을 이름을 내 건 올갱이 축제를 개최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최악의 물난리를 겪으며 매년 열리던 축제는 무산됐다. 올해도 오는 8월17~19일로 축제 날짜를 잡아 놨지만 개최여부가 불투명하다. 강가에 지천으로 넘쳐나던 다슬기 개체수가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둔율올갱이마을 축제 관계자는 다슬기가 안 보이는 이유로 최악의 물난리로 인한 수해복구공사와 2019년까지 이어지는 고향의 강 살리기 정비사업을 지목했다.
수해복구공사를 위해 인위적으로 물 흐름을 끊고, 맑은 물이 흐르던 달천천이 흙탕물과 부유물로 오염돼 수질 변화에 민감한 다슬기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지역 다슬기 개체수의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수해 전의 2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마을 주민들은 전하고 있다.
청천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괴산댐을 사이에 두고 두 지역을 흐르는 달천강에서도 다슬기가 사라지고 있다.
윤해용 칠성면 리우회장은 “우리 마을을 흐르는 달천천은 예부터 맑고 깨끗해 올갱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지녀 물 속 돌에 붙은 올갱이를 육안으로도 쉽게 볼 수 있었다”며 “그런데 지난해 겪은 물난리와 수해복구공사 등으로 환경이 파괴돼 마을의 상징인 올갱이가 사라져 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제추진위에도 올갱이 어업권 자격이 주어진다면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달천천 주변을 관리하며 친환경 강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것이 주민들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청천면 덕평리 한 주민도 “평생을 올갱이를 잡아 시장에 내다 팔아 손주들 용돈과 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었는데 지난해 물난리 이후 복구공사로 물이 탁해 올갱이 보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내수면 어업권은 물고기에 한정돼 있다”며 “올갱이 어업권 발급은 민원발생우려가 높아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는 수해복구공사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번식력이 왕성한 다슬기의 특성으로 볼 때 어느 정도는 예전의 생태계가 형성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매년 다슬기 보전방안으로 치패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괴산 김진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