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진 예미담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임성진 예미담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동양일보)





최근 주취 자들에 의한 사회적인 문제들이 이슈화되면서 음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음주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알코올 중독은 아닌지 문의를 하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단 잦은 음주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행동장애는 크게 알코올 의존과 알코올 남용으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를 모두 알코올 중독이라고 부른다. 좀 더 들여다보면, 알코올 중독이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과도한 알코올음료를 반복하여 마심으로써 나타나는 중독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건강 및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기능을 방해할 정도까지 되는 만성적 행동장애를 야기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음주에 대하여 비교적 관대한 편이기 때문에 스스로 알코올 중독임을 부정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본인과 가족에게 많은 상처를 남기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알코올 중독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한 가지 원인이 아니라 심리사회적, 유전적, 행동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적 양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및 통계편람에서는 알코올 의존의 진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아래 중 3가지 이상이 지난 12개월 사이에 있었던 경우


1) 내성이 있다.


2)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손떨림, 불면, 식은 땀,환시, 환청 등)


3) 원하는 양보다 술을 오랜 기간 많이 마신다


4) 금주하거나 절제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실패했다.


5) 술을 구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술에서 깨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6) 사회적, 직업적 혹은 휴식 활동들이 술로 인해 단념되거나 감소한다.


7) 음주에 의해 신체적 혹은 심리적 문제(위궤양,대인관계 등)가 악화되는 줄 알면서도 음주를 계속한다.



일반적으로는 술을 자제하면서 먹을 수 있는지, 음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는지 여부를 생각해보고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알코올 중독을 염두에 두고 단주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알코올 중독 환자의 경우 성격장애, 기분장애, 불안장애 등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고 알코올 자체가 신체적으로도 위해하기 때문에 정신적, 신체적인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의학적 검사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으며 필요한 경우 음주에 대해 치료적 접근을 시도해야한다.

치료는 주로 acamprosate나 naltrexone과 같은 항갈망제의 사용이나 개인정신치료, 집단정신치료, 외래재활치료 등을 시도하게 되는데 환자 스스로 단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치료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알코올 중독은 내가 알코올 중독임을 깨닫는 시점에서 이미 내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은 나로 인해 상당한 고통을 받은 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변에서 자신의 음주에 대한 잔소리가 많아지고 스스로도 음주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경우라면 소량의 음주는 건강에 좋다더라는 식의 합리화보다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과감한 선택을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