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정보통신과 주무관 김연제

 

 

(동양일보) 최근 들어 방송마다 ‘연애의 참견(KBS joy)’, ‘연애의 맛(tv조선)’, ‘선다방(tvN)’ 등 연애를 소재로 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충북 내에도 인구 정책의 일환으로 남녀만남 프로그램이 최근 들어 많이 생겨났는데, 두근두근 프러포즈(청주시), 미혼남녀 청춘 캠프(충북도) 등이 그러하다. 또 이와 반대로 비행소녀(MBN) 등 이와 반대되는 싱글 라이프를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오랜만에 만난 선배나 친지들은 안부 인사처럼 결혼을 했는지, 연애 상대가 있는지를 묻고, 결혼 이후에는 자식은 낳았는지 등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연애와 결혼을 통해 함께하는 기쁨과 책임감을 느끼지만 기혼자들은 결혼을 꿈꾸는 미혼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절대 결혼을 하지 말 것을 조언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애는 하나의 스펙이라는 분위기가 감도는 듯한 느낌이 있었는데 비혼, 졸혼 등 연애와 결혼을 보는 시각도 다양해지고 주류문화에 휩쓸리기보다는 개인의 선택을 더욱 존중해주는 느낌으로 변화했다.

이처럼 결혼을 선택하든 비혼을 유지하든 각자의 삶을 존중해주는 모습으로 사회 분위기가 바뀌고 있지만 정작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신이 정말로 어떤 삶을 원하는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혼을 선택한 사람들은 서로 호감을 느끼고 사랑하게 돼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게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 자신은 잊은 채 아빠, 남편, 사위 혹은 엄마, 아내, 며느리의 역할에 더 충실하게 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사유 혹은 환경으로 인해 비혼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충실한 삶을 산다고 생각하면서도 때때로 헛헛함과 의문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흔히 자기 자신을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로 정의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자기 자신을 누구의 상사 혹은 누구의 부하 직원, 누구의 아버지, 누구의 어머니,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사위, 누구의 부모, 누구의 자식으로만 정의 내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잊어버린 채 자신의 역할만 수행하다 나중에 삶을 돌아봤을 때 억울함이나 보상심리를 느끼는 경우가 생긴다. 반대로 자신이 그런 역할이 없는 것을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결혼을 하든 연애를 하든 혹은 혼자이든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모르는 사람보다는 훨씬 행복한 삶을 살 것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자신으로서 소중한 삶을 살고 있다. 우리가 결혼을 했든 연애를 하든 혼자이든, 그리고 어떤 역할을 맡고 있든 그 역할의 가짓수가 몇 개이든 우리들 스스로 느낀 고민과 고찰 속에서 정립한 ‘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의 삶은 보다 더 건강한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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