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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에 서서 / 조철호가 만난 사람 – 계용준 충북개발공사 사장
이 길에 서서 / 조철호가 만난 사람 – 계용준 충북개발공사 사장
  • 동양일보
  • 승인 2019.02.19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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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땅 일깨워 생명 불어넣는 일은 가슴벅찬 보람이었습니다”

 직원들과 도시락 먹으며 상하좌우 소통… 업무능력 향상 꾀한 것이 주효

경영평가 최하위 ‘라’등급에서 4년만에 ‘가’등급 1위로… 성과급도 300%나



충북개발공사가출범한것은 2006년. 올 해로 13년째가 된다.

충북도가1300억원을 출자하여 본격적으로 낙후지역을 개발하고 균형개발을 꾀하려 출범시켰으나 2013년까지 총부채 4419억원(부채비율 252%), 미분양 자산증가 4162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으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최하위인 ‘라’등급이었다. 신규사업으로는옥천 제2의료기기단지 뿐이었다. 재정위기가 계속되면서 도민들의 눈길도 곱지않았다.

그로부터3년, 충북개발공사 사원들은 위기극복에 혼신을 다했다.

2017년, 총부채는 1485억원(부채비율62%)으로, 재고는 2447억원으로줄었다. 신규사업은8개 지구에 2조20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2007년 11억원에서 2017년 252억원으로 202억원이 늘어 23배의 성장률을 보였고 매출액은 207년71억원에서 2017년1092억원으로15배의 성장을 가져왔다. 2018년 평가결과는 ‘가’등급으로지방공기업경영평가1위라는놀라운성과로나타났다.

충북개발공사의이 같은 변신으로 도민들은 ‘곱지 않았던’ 눈길을 거두고, 이제는 안도와 신뢰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재정위기에서불과 3,4년 만에 위기를 극복하고 행정안전부 도시개발공사 경영평가 1위의영예를따낸 사령탑은 바로 계용준(63) 사장.

창밖으로봄기운이도는 2월 중순, 한화빌딩(청주시 상당구 우암동) 7층에자리한충북개발공사사장실에서그를 만났다.

-반갑습니다. 요즘 들어 충북개발공사에 기쁜 소식들이 자주 들리더군요.

“고맙습니다. 모든 분들의 성원 덕분일 것입니다. 특히 우리 사원들이 참으로 열심히 일해 준 결과이겠지만, 열망하던 좋은 결과를 공인 받아서 이제는 고개를 좀 들 수 있게 됐습니다.”

- 사업이 많아졌지요?

“도내를 4대 권역으로 나눠서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부권은 충주 북부산단과 제천의 제3산단, 중부권은 음성 맹동인곡산단, 남부권은 옥천 제2의료기기단지 산단, 청주권은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와 청주 북이산단이지요.

낙후지역 농촌활성화를 위한 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는 증평·옥천·영동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행안부 경영평가 1위는 예측했었나요?

“2014년 12위에서 2015년과 2016년 9위에 이어 2017년에 5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그래서 전사적으로 정상도전에 총력을 쏟았습니다. 기꺼이 최선을 다해 준 74명의 사원 모두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해엔 20년간 방치되었던 청주시 주중동의 밀레니엄타운 조성공사가 착공되었지요?

“그렇습니다. 오랜 기간 청주와 충북도민들의 숙제였던 밀레니엄타운이 드디어 첫 삽을 떴습니다. 2015년 시민단체와 지역주민과 학계 공무원 등 23명으로 소통협의체를 구성했었습니다. 그후 현재까지 20회의 협의회를 갖고 숙의를 계속해 오다가 지난 해 드디어 착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도민들은 일단 실내빙상장이 메인시설인 것에 의아해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 실체 등에 관련해 설명을 하신다면…

“시설 내용은 한마디로 대규모 가족도시공원으로 보시면 됩니다. 물론 실내빙상장도 있지만 해양과학관이며 호텔 등도 유치될 것입니다. 부지의 크기도 총 17만평이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되면 청주의 허파역할이 될 것입니다. 민자를 제외하고도 기반시설비만 2600억원이 투입되는 큰 사업입니다.”

-언제까지 완공되는지요.

“2021년에 준공될 예정입니다. 예정대로 준공되면 청주는 물론 우리나라 중부권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청주가 교육 문화도시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노력이 따라야할 것이지만, 우선 산업화에 맞서는 문화적인 기반시설 조성에 박차를 가해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강합니다. 그런 시각으로 보면 지난해 밀레니엄타운의 개발사업 착공은 시민문화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대학에서는 법학을 전공했는데 줄곧 땅과 개발 관련해 평생을 살아오셨지요?

“지금은 인천시가 된 강화군의 한 시골에서 3남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습니다. 가난한 농민이었지만 교육열이 높은 부친 덕에 초등학교부터 서울로 와서 공부를 했지요. 학생 때 꿈은 법조인이었는데 사법시험 두 번 실패하자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래서 1980년에 새로 생긴 한국토지공사에 입사합니다. 토공 초기 멤버입니다. 2003년에 충북지사장이 되어 충북과 첫 인연을 맺습니다. 재임 2년간 충북과 충북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됐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본부장(상임이사)-토공 본사 부사장 등을 역임합니다. 그러다 2014년 충북개발공사 공모를 거쳐 9월에 사장 취임을 하지요. 그리고 2017년 9월에 연임되었습니다. 오는 9월이면 임기가 끝납니다. 살다보니 말씀하신대로 땅과 관련해서만 살아 왔네요”

-다시 연임되는 것은 아닙니까?

“그럴 리는 없을 것입니다. 제 자신도 이제는 고삐를 풀고 자유인이 되어 자연과 더불어 게으름을 즐기고 싶습니다. 친구 몇과 충북의 괴산 어디쯤에 작은 집을 짓고 이웃해 살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천천히 남은 생애를 살아갈 곳을 장만하려 합니다.”

-살 곳을 장만하면 무엇을 하면서 살 생각인지요.

“40년 가까이 직장생활만 했는데 좋은 기억 회상만 해도 배가 부를 것 같습니다.”

-충북과 관련하여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면…

“7년간의 충북 생활에 많은 인연과 사연들이 쌓여 있지요. 더구나 한국인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재산이 땅이어서 그 땅을 개발하는데 얽히고설킨 숨은 이야기들은 체온이 녹아든 넌픽션 들이지요. 그 중 하나가 2003년 한국토지공사 충북지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겪은 청주 산남지구 개발사업장에서 벌어진 ‘원흥이 두꺼비 방죽 사건’입니다.”

-당시에 그 사례가 드믄, 자연보호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사회적인 이슈로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환경단체를 비롯해 40개 시민단체가 연합전선을 펴고 개발사업자인 토지공사 측을 공격해 오는데 이 같은 사태를 한 번도 보아온 적이 없는 우리(토지공사 측)의 대응 방안이 전무한 상태여서 참으로 곤혹스러웠습니다. 오로지 충북지사장인 저의 소관이어서 밤새 직원들과 토의를 하고 날이 새면 시민단체 대표들의 제안과 협의에 임하고… 이렇게 끊임없이 협상하면서 개발사업의 골격을 지키면서 요구를 수용하면서 지루하고 힘들었던 ‘두꺼비를 위한 싸움’을 일단락 지었지요. 이 사례가 토지개발공사로서는 전국적인 사례가 되었고, 개발사업자들에게는 자연보호에 대한 새로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그 두꺼비들, 안녕하신가요?

“그 후 충북개발공사 사장으로 다시 충북에 와서 아주 가끔씩 두꺼비들의 안부가 궁금하여 슬몃 가서 보곤 합니다. 건강한 모습들을 보면 15년 전의 그 때 ‘두꺼비 전쟁’은 시의적절하고 지혜롭고 결국은 땅과 생명을 존중하는 깨우침이었다는 것을 깨우칩니다.”

-지역의 산업단지 개발에 따른 소감은 어떤지요.

“도의 발전계획에 따라 개발 사업에 착수하고 있는데 낙후지역개발은 역시 투자의 어려움이 큽니다. 공사도 기업이기에 재원조달과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야 하기에 고민이 많습니다. 지난 해 도가 500억원의 추가 출자를 약속해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봅니다.

15년 전 1300억원으로 시작된 충북개발공사가 현재 2600억원으로 몸집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추가 출자가 보태지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지역의 낙후지역 개발은 조심스럽습니다. 보은 산단의 경우는 당초 생각보다 기업유치가 잘 돼서 좋은 결실을 얻었습니다. 정상혁 군수의 치밀한 기업유치 계획과 추진이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진천과 옥천, 제천의 2산단에 추가로 3산단 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충주 북부산단 개발은 수소차공단유치로 기대가 큽니다.”

-이같이 충북개발공사가 근래 들어 업무의 역동성을 획득한 이유라면…

“사원들의 자부심을 촉발시키느라 신경을 썼지요. 74명 대부분이 지역출신인데다 자질들이 좋습니다. 돈만을 벌려면 나가라고 권하지요. 공사 근무자체가 자랑이고 돈이라고 생각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곳에서 얼마든지 입신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했습니다. 공공기관은 성과급 많이 받는 길밖엔 없는데 그러려면 평가를 잘 받아야 하고, 평가를 잘 받으려면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잊지 않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지난 해 평가에서 최상급인 1등을 했고 300%의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부서별로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소통을 꾀했다고 들었습니다.

“조직 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관리 아닙니까? 마음을 얻는 일이 우선해야하므로 어떤 욕구가 있는지, 무엇이 불만인지, 자존심은 있는지를 알려면 어울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되도록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며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지요. 자주 하지는 못하는데도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담소한 것이 인상적이었던가 봐요.”

-충북개발공사에 관한 도민들의 인식들이 달라졌지요?

“근래들어 ‘일 많이 한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전에 없이 시·군 공무원들도 지역 개발 사업에 관한 자문을 요구하거나 개발 요구 등 협의를 자주 해 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개발공사가 지역개발 사업을 전담하는 공공기관임을 알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이 같은 일선 시·군의 요구에 성실하게 응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로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오랜 직장인으로의 애환도 많았을 것인데요.

“어떤 직장인이나 비슷할 것입니다만, 이삿짐 싸면서 젊음을 보냈다 해도 과장이 아니지요.

헤아려보니 이제껏 열다섯 번이나 이사를 다녔어요. 공부하는 아이들 때문에 직장 따라 혼자만 떠다니고 바쁘면 주말에도 가족들과 만나지도 못하기도 하고…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하면 낯선 지역도 정들게 되고 예기치도 않았던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 우정을 나누게 되는 축복도 받았습니다.”

-충청도와 충청도 사람들은 어떻던가요.

“서울·경상도·전라도·세종시 등 여러 곳에서 살아 보았는데 충청도는 양반고장이라서인지 속내가 깊어요. 쉽게 친해지지 않으나 친해지면 형제처럼 믿음직해져요. 더구나 그 양반기질 속에 잠재돼 있는 저항기질이 고매한 품성을 보여주지요. 청주의 3.1공원에 가면 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충북 출신이 손병희 선생을 비롯해 6명이나 되는 것을 알게 되지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하게 일어선 충북 출신의 의사와 열사와 학자와 문인들의 올곧은 반일 민족정신의 기수들이 많고도 많지요. 이 같은 역사적인 정신적 지주들의 위업이 유독 많은 곳이어서 고개를 숙이게 하지요”

-오랜 직장생활에서 벗어나는 시점에서의 소회는?

“개발이란 버려지거나 잠자고 있는 땅에 생명을 불어넣고 일깨워 새로운 가치를 창출시키는 작업입니다. 저는 그 큰 보람을 느끼며 살아왔지요. 어찌보면 땅의 재생작업이라 할 수 있지요. 토지주와 개발주체는 언제나 팽팽한 긴장감으로 보다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각을 세웁니다. 개발공사의 생명은 신뢰입니다. 힘의 조직이 아니라 믿음의 조직이 되어야 토지주들과 협상이 됩니다. 그래서 사업 일선에 나서는 사원들에게 인성적인 무장을 요구해온 것이 지금 와서 생각해도 잘한 것 같습니다. 직장조직의 후배들 각자가 확고한 철학과 자신감으로 열심히 일하면 ‘어쩌다’ 1등이 아니라 ‘언제나’ 1등인 직장에서 일하는 기쁨과 자랑을 누리게 될 것임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

-가족들은 어디에 있는지요.

“고향을 어릴 적에 떠나와 직장 따라 다니다 보니 이제는 고향이 어디인지 분별이 되지 않습니다. 현재 아내(조영희·61)와 차녀(민지·32·삼우건축 디자이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살고 있고, 장녀 (태화·39)는 출가했으며, 아들(민성·33·천안에서 학원경영)은 제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저는 등산과 기타치기를 좋아하는데 앞서 밝혔듯 충북 괴산 어디쯤에 자리 잡아 좋은 사람들과 담소 나누며 사는 것이 꿈입니다.”

-그 꿈이 이뤄질 것입니다. 괴산군에 아직은 빈 땅이 많습니다. 담소를 나눌 인정 있는 사람들도 있고요. 긴 시간 고맙습니다.

“충북개발공사에 관심 가져 주심에 임직원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 동양일보 회장·시인



■ 계용준桂鏞駿 사장은…

*1956년 인천직할시 강화군 길상면 출생
*서울 숭인초-보인중-선린상고-중앙대 법학과 졸
*고려대 도시행정학 석사-중앙대 행정학 박사
*1980년 한국토지공사 입사
*2003년 한국토지공사 충북지사장
*2006년 한국토지공사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본부장
*2008년 한국토지공사부사장
*2009년 알파돔자산(주)대표이사
*2012년 코오롱글로벌(주)사외이사
*2014년 충북개발공사 사장 취임
*2017년 충북개발공사 사장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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