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성희롱 피해자 10명 중 8명은 그냥 참고 넘긴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전국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체 직원 9304명, 성희롱방지업무 담당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1%는 지난 3년간 직장에 다니는 동한 한 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희롱 경험자 중 여성의 비율은 14.2%로 남성(4.2%)의 3배였다. 정규직(7.7%)보다 비정규직(9.9%), 40대(6.0%)·50대(5.0%)보다 30대(10%)·20대이하(12.3%)의 피해 경험이 높게 나타났다.

성희롱 유형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가 5.3%로 가장 많았고,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이 3.4%,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2.7%)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나 언어적 성희롱이 주된 피해 경험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에게 성희롱 행위자의 직급과 성별에 대해 질문한 결과 상급자가 61.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행위자의 성별은 대부분 남성(83.6%)이었다.

피해자의 81.6%는 ‘참고 넘어갔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고 답한 사람은 49.7%, 31.8%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27.8%는 2차 피해를 경험했다. 2차피해 가해자는 ‘동료’가 57.1%, 상급자가 39.6%로 가장 많았다.

성희롱 발생 장소로는 회식장소(43.7%)와 사무실 내(36.8%), 야유회·워크숍 등(8%), 출장·외부미팅 등(5.6%)이 꼽혔다.

성희롱 예방교육에 대해서는 전체응답자의 91.0%가 지난 1년간 직장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20대 이하·비정규직‧종사자 규모가 작은 민간 사업체에서 성희롱 예방교육 참여 경험이 낮았다.

이번 조사에서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는 비율은 2015년(6.4%)보다 상승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미투 운동 이후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진 것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상승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우선 관리직을 대상으로 2차 피해 예방 및 사건처리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신설하고,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고충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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