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홀섬

(동양일보) 필리핀에는 독특하고, 아름답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곳이 많다.

세계8대 불가사의로 중 하나로 꼽히는 바타드 계단식 다랭이 논이 그렇고, 세계10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초콜릿 힐도 있다.

두 불가사의는 고액권에 속하는 1000페소, 200페소에서 볼 수 있다.

바타드 계단식 논은 교통편, 접근성이 까다로워서 찾아 가기 힘든 곳이지만 초콜릿 힐은 교통편이 그나마 좋은 편에 속하고 엑티비티를 즐기며 레저 활동을 겸할 수 있는 까닭에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관광지 중에 하나다.

보홀 섬에 위치한 초콜릿 힐은 바다와 산이 조화를 이루며 멋진 장관을 연출하고 있어 필리핀 여행의 최고 백미가 초콜릿 힐을 살펴보는 일로 꼽힐 정도다.

보홀 섬은 필리핀 7000여개 섬 중에 10번째로 큰 섬으로 대략 제주도의 2~3배쯤 된다고 한다.

그 보홀 섬에 초콜릿 힐이 있는데 경주의 왕릉을 보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 제주도 오름을 보는 느낌도 든다.

특이하게 여기 저기 솟아 오른 1268개에 달하는 원뿔 같은 모형은 마치 초콜릿 상품인 키세스 초콜릿을 뿌려 놓은 모습을 보여 준다.

초콜릿 힐은 지질학적으로 바다 속에 있는 산호 층이 융기하여 솟아 올라 긴 시간 풍화작용을 거쳐 석회질 지층이 빗물에 의해 침식되면서 지금의 원추 모양의 독특한 모습으로 형성 됐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초록빛을 띠다가 건기인 4월에서 6월까지는 갈색으로 변해 그 모습이 마치 초콜릿 모양과 빛깔을 닮았다고 해서 초콜릿 힐이라 불리게 됐다. 초콜릿 힐 전망대에는 214개의 계단이 있는데 처음부터 214개가 아닌 212개의 계단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발렌타인데이인 2월 14일에 맞춰 2개단을 더 놓았다고 한다.

그만큼 로맨틱 한곳이라 그런지 젊은 층이 많이 찾아 온다.

그곳에 내려오는 전설도 참 로맨틱하다.

내려오는 오랜 전설에 의하면 그곳에 아르고라는 거인이 살고 있었는데 동네 한 처녀를 짝사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처녀는 이미 약혼자가 있어 그의 사랑을 받아줄 수 없었는데 처녀의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거인은 그 처녀를 보쌈 하여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왔다. 보쌈 해 오는 과정에서 그 처녀를 너무 꽉 쥐어서 죽게 됐다고 한다.

그날 이후 거인은 두문불출하며 죽은 연인을 껴안은 채 눈물을 흘렸는데 그의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땅에 떨어져 마침내는 초콜릿 힐이 됐다고 한다.

초콜릿 힐은 해가 지는 시간인 황혼이 특히 아름다운데 달콤한 이름처럼이나 낭만적이고 로맨틱 한 곳이다. <끝>



*구본경의 화폐이야기는 50회로 마칩니다. 그동안 연재해주신 구본경씨와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