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달 음성군 산림녹지과장

강호달 음성군 산림녹지과장

(동양일보) 매년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산불.

긴긴 겨울 움추렸던 몸과 마음을 녹이기 위하여 봄이 되면 모두가 봄나들이 계획을 세우지만 봄만 되면 건조한 날씨에 산불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산불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용하게 그러나 비장하게 이름하여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이들은 매년 봄만 되면 어김없이 산불과 정면에 서서 봄을 소비한다.

늘 그늘에 가려 그들의 행동은 잘 알려지지 않고 열악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어김없이 산불과 전쟁 중에 있다.

먼저 산불이 발생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불의 3요소가 충족이 되어야 산불이 발생하는데 연료, 산소, 그리고 불씨가 있다.

이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산불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지만 봄철 산속에는 연료와 공기가 풍부하고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불씨만 있으면 곧 산불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봄철에 등산객에게 라이터 같은 화기물 소지를 금하는 이유다.

산불의 종류를 살펴보면 바닥에 발생하는 지표화, 나무를 타고 공중으로 이동하는 수관화, 그리고 땅속으로 번지는 지중화로 나눌 수 있다.

낙엽이 지는 활엽수림은 대부분 지표화가 발생하고, 수관화는 주로 울창한 침엽수림에서 발생는데 이동하는 속도 또한 빠르기에 산불에 안전한 임상을 만들기 위해 침엽수림 사이에 활엽수림을 조성하기도 한다.

지난 4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시내로 확산하면서 동해안까지 상상할 수도 없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데 수관화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요즘은 산림내 낙엽퇴적층이 두터워서 지중화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산불 진화 후 땅속에 있던 불씨가 며칠 후에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산불이 발생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를 해 보면 입산자 실화와 소각산불로 분류를 할 수 있다.

먼저 입산자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입산자 실화는 그동안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는 바람에 많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나, 아직도 무의식적으로 던진 담뱃불이 일정시간 지난 후에야 산불로 진행이 되므로 행위자는 그로인해 산불이 발생한 사실도 모르고 죄의식 또한 느끼지 못하니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애연가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을 드린다.

내가 버린 꽁초하나가 미세먼지가 되어 나와 내 가족을 위협할 수 있다.

요즈음은 미세먼지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었고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각종 시책개발에 도시 숲 즉 산림이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대두되면서 숲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숲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농철이 다가오면서 논 밭두렁과 농업 부산물을 소각 하면서 인근 산림에 산불이 발생하는 경우로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

예전에는 풍년농사를 위해 해충을 잡을 목적으로 논밭두렁을 소각했지만 연구결과 실효성이 없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밭두렁 소각하는 이유는 아마도 해충구제 보다는 농촌에 일손부족이 원인이라고 보여진다.

또한 경치 좋은 곳으로 귀농귀촌하면서 집 뒤에서 각종 생활쓰레기 등을 태우다 산불이 발생하는 경우를 포함해서 소각산불이라고 한다.

지역주민들이 산불 재난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소각행위를 자제해야 소각산불로 인한 피해가 감소할 것으로 본다.

끝으로 산불은 어떻게 막나?

산불은 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반 화재와 달리 널려있는 연료를 따라 바람과 경사도의 도움을 받아 사방으로 진행을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살아 있다고 볼 수가 있다.

한 장소에 발생하는 일반 화재는 물을 뿌려서 진화를 하지만 살아서 움직이는 산불은 진행 방향 앞에 있는 연료를 제거해야 비로소 진화가 되는 것이다.

산림청 헬기로 물을 공급받아 진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산불의 3요소 중 하나인 연료를 제거하여 방화선이 구축되면 산불은 막은 것이다. 그래서 산불은 끄는 게 아니라 막는다고 한다.

산불은 초기에 진화를 하지 않으면 화재에서 재난으로 확대가 되기에 초동진화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불 머리(火頭) 앞에서 연료를 제거하는 사람들. 살아있는 불(生火) 앞에서 진행을 막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이다. 올해는 그들의 노고가 적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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