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육아·가사 부담 여성 편중 여전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육아와 가사는 여성들의 몫이라는 인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보다 많은 부담을 지고 있었다. 맞벌이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배우자보다 2배 이상 육아와 가사를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육아정책연구소의 ‘행복한 육아문화 정착을 위한 육아정책 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양육 부담을 총 10이라고 했을 때 평균적으로 어머니가 7.0, 아버지는 3.0을 부담했다. 결혼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여성·남성 각각 2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가사 분담에서도 평균적으로 어머니 7.0, 아버지 3.0으로 조사됐다.

맞벌이 가구라고 해서 여성의 육아·가사 부담은 감소하는 것은 아니었다. 맞벌이 가구는 자녀 양육에 있어 어머니가 6.7, 아버지가 2.7 참여한다고 답했고, 가사도 어머니 6.8, 아버지 3.2 비중으로 분담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홀벌이 가구가 자녀 양육과 가사에서 각각 어머니 7.3, 아버지 2.7 비중으로 역할을 한다고 답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역할을 세분해 보면 자녀 양육과 관련해 '집안일(식사준비, 빨래 등)을 하는 사람'은 어머니 83.0%, 아버지 12.4%였고, '자녀에게 밥을 먹이고 옷 입기를 도와주는 사람'도 역시 어머니 83.0%, 아버지 12.4%였다.

'자녀 등·하원을 도와주는 사람'은 어머니 69.6%, 아버지 18.4%로 집계됐다. '자녀와 놀아주고 책 읽어주는 사람'은 어머니 58.2%, 아버지 37.4%로 아버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조금 높았다.

맞벌이 가구의 가사 담당 비율은 여성이 78.5%였으며, 남성이 15%였지만 남성이 응답한 남성 가사 분담 비율은 17.6%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 가사 분담율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인식차이를 보여줬다.

자녀와 놀아주기 항목에서 남성 담당 비율은 37.4%로, 집안일보다는 높았다. 여성은 58.2%였다. 첫 자녀를 기준으로 여성이 자녀와 놀이를 하는 시간은 주중 평균 3시간24분, 주말 5시간29분이고, 남성은 주중 평균 1시간33분, 주말 4시간49분이었다.

주중이든 주말이든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자녀와 더 많이 놀아주고 있으며, 아버지는 주로 주말을 이용해 자녀와 놀아주고 있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맞벌이 가구에서조차도 어머니와 아버지의 육아 및 가사 분담 비중은 어머니가 2배 이상 많다"며 "육아와 가사가 여성 몫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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