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완 충북대 약학대학 명예교수·전 부총장

(동양일보) 뜨거운 음식으로 인해 종종 혀나 입천장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뜨거운 음식을 즐긴다. 국이나 찌개 밥 등은 대표적인 주식이며 뜨거운 음식이다. 어릴 때 밥상에서 음식이 뜨겁다고 투정이라도 하면 어른들로부터 혼이 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뜨거운 음료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우리가 일상에서 마시는 커피다.

역학적 연구에서 ‘매우 뜨거운 음료(very hot beverage)를 섭취하는 경우 식도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결론을 냈다.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국제암연구소(IARC)는 65℃ 이상의 음료는 식도암에 위험하며 2A군(인체 발암성 추정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2A군은 인체에 발암성이 있음을 추정하는 물질이다. 우레탄을 비롯한 79종이 여기에 속한다. 뜨거운 음료를 마시면 구강, 인두, 후두 및 식도 및 위에 화상을 입게 되며 이와 같이 일이 반복되면 이 부위에 암이 발생할 수 있다. 뜨거운 음료(차)를 많이 마시는 중국인이 전 세계 식도암 환자의 60%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세포가 지속적으로 손상이나 자극을 받으면 샘 상피와 점막 상피가 중층편평상피(폭이 넓고 키가 직은 세포)로 전환된다. 편평상피화는 정상적인 세포 조직이 지속적인 손상과 자극을 극복하기 위해 일종의 방어기전으로 전환한 것이다. 편평상피화가 더 진행되면 만성염증과 암이 발생한다. 자궁, 기관, 후두 등에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내 연구에서도 국의 온도가 뜨거울수록 위암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상부 소화기암의 예방을 위해서 뜨거운 음료나 음식의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커피는 보통 90oC 이상의 고온에서 추출한다. 커피 전문점에서 우리에게 제공되는 커피의 온도는 대부분 80oC가 넘는다. 커피 자체는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뜨거운 커피는 발암성”으로 추정했다.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로 혀나 입천장에 화상을 입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따라서 마시기 전에 충분히 65℃ 이하로 식혀 마시는 것이 좋다. 더 이상적인 것은 체온 즉 37℃를 넘는 음식(국)이나 음료(커피)는 삼가는 것이다.

암은 여전히 우리에게 매우 두려운 질병이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뜨거운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은 조심해야만 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