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경암 문학관에 가면 한국 문인 300명의 핸드프린팅을 볼 수 있다.
이철호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진달래꽃’ 등 한국의 한과 서정을 노래한 김소월(1902~1934) 시인과 대하장편소설 <태양인 이제마>를 통해 문단 뿐 아니라 한의학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던 이철호(78) 소설가를 조명하는 문학관이 충북 증평에 세워졌다.

(사)새한국문학회(이사장 이철호)는 5일 증평군 도안면 화성리 450에서 ‘소월·경암문학기념관’(관장 유금남) 개관식을 갖는다.

두 문인의 문업을 재조명하고 시민들의 문화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이 문학관은 이 이사장이 사재 40억원을 들여 대지 1000평, 연건평 1322㎡ 3층 규모로 건립됐다.

그동안 소월백일장, 소월문학상 등을 제정해 시상해 왔던 이 이사장은 김 시인의 시 세계를 널리 알리고, 자신의 55년간의 문단 생활을 총결산하며 이 문학관을 건립했다.

그는 “문학의 대중화와 문화 예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문학관 건립을 결정했다”며 “이 문학관이 한국문학을 발전시키고 문학 탐방의 명소로서 자리 잡길 바란다”고.

1층 전시실은 김 시인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실을 들어서면 그의 흉상이 관람객을 맞는다. 가계도와 연보, 그의 친필 작품집 등 시집 300여권을 비치해 놓았고, 영상을 통해 그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그가 쓴 친필편지도 전시됐다.

2층 전시실은 이 이사장의 문학적 성취를 엿볼 수 있도록 했다. 그가 받은 국민훈장과 그동안 펴낸 저서들을 선보인다. 한의사로써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사진, 신문기사를 전시한다. 100석·50석 규모의 세미나실도 갖추고 있어 문학강연과 토론회 등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300명 한국 문인들의 핸드프린팅이다.

한국문단사에 큰 족적을 남긴 55명의 대표 문인은 황동판으로 제작했고, 나머지 문인들은 지문형으로 만들어 문학관에 걸었다.

△오탁번 시인 △이근배 시인 △조철호 시인 △구인환 소설가 △김홍신 소설가 △반숙자 수필가 △이숙 수필가 △유종호 평론가 △이어령 평론가 등 충청지역 출신 문인들의 핸드프린팅을 볼 수 있다.

이 이사장은 “이 문학관이 한국문학 발전의 동력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인 300명의 핸드프린팅을 설치했다”며 “앞으로도 1년에 10~20명씩 추가해 한국문단의 영혼이 담긴 문학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커피를 마시며 담소 할 수 있도록 ‘소월카페’와 관람객이 자신의 사상체질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도 갖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문학관으로 만들었다. 향후 1억4000여만원을 들여 태양광 발전설비도 설치했다. 문학관이 자리를 잡아 스스로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되면 이 이사장은 문학관을 증평군에 기증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건립 계획을 세울 때부터 문학관을 증평군에 기증하려고 했다. 운영에 군민들의 세금이 들어가게 된다면 또 다른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문학관이 스스로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게 될 때 군에 기증하기로 했다”며 “증평의 또 다른 명소로 만들기 위해 다른 곳과는 달리 특색있는 문학관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문학관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명소로 발돋움하고, 이를 통해 한국 문학도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월·경암문학기념관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941년 서울 출생인 이 이사장은 1950년 6.25전쟁 중 부모와 생이별 후 구두닦이, 장사 등을 하면서 중·고 검정고시를 합격했다. 동국대 국문학과 졸업 후 교단에서 일을 하다 경희대 한의대로 진학했다. 한의사로 일하며 무료진료를 해 1983년 사회봉사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국민훈장 동백장과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새한국문학회 이사장 겸 ‘한국문인’ 발행인, 소월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태양인 이제마>, <야누스의 고뇌>, <겨울산> 등 다수의 소설과 수필도 썼다. 박장미 기자



※핸드프린팅 문인 명단

●황동판

<시인> △김시철 △김후란 △도광의 △문덕수 △민용태 △박이도 △박정희 △박진환 △신세훈 △안혜초 △오동춘 △오세영 △오탁번 △유안진 △이근배 △이성교 △이해인 △이향아 △장윤우 △전원범 △조철호 △최승범 △함동선 △허영자

<소설가> △구인환 △김지연 △김호운 △김홍신 △박순녀 △백시종 △서정인 △유현종 △이문열 △이철호 △전상국 △정소성 △정연희 △정종명 △한말숙

<수필가> △반숙자 △밝덩굴 △이숙 △이상보 △장정식 △정진권 △홍성열

<아동문학가>

△김철민 △엄기원

<평론가> △김병익 △김화영 △류재엽 △유종호 △유창근 △이어령 △이유식



●지문형

<시인> △가영심 △강임구 △강정화 △강준형 △권선옥 △권영주 △권용태 △김경숙 △김경식 △김공자 △김관식 △김교한 △김규화 △김기임 △김길웅 △김동진 △김미정 △김보화 △김복근 △김상화 △김성숙 △김송배 △김양식 △김여정 △김영 △김영숙 △김용언 △김월준 △김유조 △김윤호 △김제현 △김종대 △김준 △김지현 △김춘경 △김행숙 △김현경 △김현호 △문무학 △민병도 △박남권 △박명숙 △박봉주 △박영하 △박종해 △박지연 △박평서 △배상호 △배혜영 △백미숙 △서상은 △손해일 △손희자 △송미란 △송양의 △신규호 △신기선 △신미경 △양남열 △엄기창 △엄창섭 △오병두 △원용우 △유자효 △윤석산 △윤영남 △이도현 △이복자 △이상범 △이수화 △이숙미 △이옥희 △이운룡 △이은영 △이일기 △이진숙 △이창수 △이춘미 △이행자 △이희선 △임병호 △임보선 △장지성 △정규화 △정정례 △정학규 △조규화 △조영웅 △조진현 △조현길 △채수영 △채운정 △최은하 △최정자 △최홍규 △한정민 △허형만 △홍신선 △홍윤기 △황송문

<소설가> △김상렬 △김용철 △김이연 △노중평 △박영순 △변영희 △손영목 △송인자 △오대석 △이은집 △이채형 △이철호 △최문경 △한상윤 △홍성암

<수필가> △간복균 △강돈묵 △강양옥 △강호형 △권남희 △권대근 △권순자 △김청 △김길자 △김시원 △김윤숭 △김중위 △김학 △김학래 △김홍은 △남금선 △류경희 △문성식 △문혜영 △박신숙 △박양근 △박영덕 △박원명화 △박종숙 △박종철 △박혜숙 △박혜영 △소묘란 △송복련 △신길우 △신일수 △심영희 △유금남 △유성규 △유영희 △윤중일 △이미영 △이순자 △이승철 △이영우 △이춘길 △이택화 △이현실 △전수림 △전애희 △조경숙 △조명철 △조효현 △조흥제 △최건차 △최원형 △카타리나 △탁현수 △하길남 △하재준 △한영자 △함정은 △현옥희 △호병규 △황소지

<아동문학가> △강영희 △권영상 △김귀자 △김남희 △김영수 △김영훈 △김옥배 △김완기 △김종영 △김철수 △남진원 △노원호 △문삼석 △박두순 △박상재 △박성배 △박용열 △박종현 △박형철 △심경석 △오순택 △이준관 △이준섭 △이진호 △이창규 △임신행 △정두리 △정숙향 △정용원 △조대현 △최균희 △하청호 △홍성훈

<평론가> △김봉군 △리헌석 △이숭원 △한상렬

<희곡작가>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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