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W청주클럽 2일 여성음악제 개최오후 7시 30분 KBS청주 공개홀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19세기 ‘여자가 작곡을 한다고?’라는 차별과 조롱을 이겨낸 클라라 슈만부터 21세기 현대음악의 대표 작곡가 박영희까지. 여성을 향한 사회적 제약을 이겨내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당당히 들어내며 예술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여성 작곡가들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

BPW청주클럽은 2일 오후 7시 30분 KBS청주 공개홀에서 여성음악제 ‘클라라에서 영희까지’를 연다.

‘양성평등의 주간’을 맞아 마련된 이 콘서트는 서양음악사의 주요 여성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이 예술사에 남긴 열정과 헌신을 재조명한다.

공연은 ‘에델 스미스, 혁명의 시작을 알리다’로 막을 올린다. 19세기 후반 영국 여성 작곡가이자 여성 참정권 운동가인 에델 스미스(Ethel Smith)의 현악 5중주 중 ‘스케르초’를 통해 공연 주제인 ‘양성평등’의 메시지를 던진다.

1부 ‘여자가 작곡을 한다고?’에서는  클라라 슈만의 ‘3개의 로맨스’,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1번 4악장 ‘집시풍으로’를 들려준다. 이를 통해 남성들의 도움 없이는 작품을 발표할 기회조차 없던 당시 여성 작곡가들의 사회적 고충을 들여다보고, 여성이기 이전에 한 예술가로 높이 평가하고 지지했던 남성들의 숨은 노력을 조명한다.

클라라 슈만은 서양 음악사의 가장 대표적인 낭만시대 여성 작곡가로 꼽힌다. ‘3개의 로맨스’는 남편 슈만이 정신분열증을 앓아 경제적 활동까지 클라라가 책임져야 하는 힘든 시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그는 당시 새내기 작곡가였던 브람스에게도 영향을 줬다. 브람스는 클라라 슈만을 만난 후 강렬한 감정을 느끼고 무섭도록 명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브람스는 작품마다 클라라에게 조언을 구했다. ‘집시풍으로’는 클라라 슈만과 브람스의 협력으로 탄생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2부 ‘여성, 세계의 중심의 서다’에서는 1945년 청주 출신으로 국제무대에서 독보적인 창작활동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한국 최초의 여성작곡가 박영희의 ‘별빛속에서’와 릴리 불랑제의 ‘야상곡’을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현대 음악사의 큰 발자취를 남긴 나디아 불랑제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거쉰의 ‘섬머타임(Summertime)’, 나디아 불랑제의 제자 피아졸라의 ‘사계’ 중 ‘여름’ 등을 연주한다. 특히 박영희 작곡가의 ‘별빛속에서’는 한국초연작이어서 주목된다.

2부는 에델 스미스의 여성 인권 운동 이후 한결 숨통이 트인 여성 작곡가들의 예술적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여전히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약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당당히 드러낸 여성 작곡가들을 만난다. 그들에게 영감을 받은 당대 최고의 남성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 양성평등의 건설적인 예를 제시한다.

권오성 회장은 “여성의 위대한 가능성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여성작곡가들의 찬란하고 위대한 삶과 음악에 귀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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