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가지 사찰음식 향연 펼쳐진 청주용화사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자극적이지 않고, 특별한 조미료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사찰음식의 매력이죠.”

연근시금치전, 오이선, 산나물 잡채, 느타리새송이무침, 사찰 음식의 대표 연잎밥까지. 7일 청주 용화사(주지 각연스님)에서는 사찰음식의 향연이 펼쳐졌다. 용화사는 이날 관음전의 문을 활짝 열어 신도는 물론, 폭염에 입맛을 잃은 일반 시민에게 다채로운 사찰음식을 대접했다.

이 절의 사찰음식팀이 직접 만든 것들이다. 손경화(66·사진) 팀장을 필두로 팀원들이 일주일 전부터 음식준비를 했다고 한다.

손 팀장은 “조미료에 익숙한 입에는 사찰음식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먹다 보면 뒷맛이 말끔하고 재료 고유의 맛이 살아남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찰음식팀은 용화사의 사찰음식교육문화원에서 혜명스님(김천 청암사)으로부터 배우고 있는 신도 10여명이 모였다.

이날 이들이 시민들에게 제공한 음식은 가짓수만 해도 30여가지, 500인분에 달한다.

사찰음식은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 등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는 물론 인공조미료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담백하고 정갈하다는 것이 손 팀장의 설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거칠고 투박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재료 그 자체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손 팀장은 “소박한 재료를 사용하는 사찰음식 시식을 통해 절제 및 자연과 공존의 의미를 깨닫도록 정확한 전통에 의해 음식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양념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간장 대신 직접 절에서 만든 간장을 썼다.

용화사는 3소식(笑食·小食·蔬食)을 홍보하고, 시민들에게 부처의 자비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매년 사찰음식 시식 행사를 열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에 거주하는 국가유공자와 독거노인들을 초청 삼계탕 등 보양식을 나누고 경내에 있는 칠존석불(보물985호)을 활용한 불교문화제도 진행했다.

손 팀장은 “시민들이 사찰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며 힘들었지만 큰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사찰음식 나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사찰음식시식회는 오는 15일에도 열린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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