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영선 청주시서원구 주택팀장

라영선 청주시서원구 주택팀장

[동양일보]저마다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 세상이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유연한 생각이 필요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나도 모르게 자리 잡은 심리적 타성이나 고정관념이 생각 전체를 좌우하고 있음을 느낀다. 몸조차 나이 들수록 운동하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이듯이 생각도 꾸준히 단련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던 중 ‘다르게 보는 힘’이란 책을 통해 ‘트리즈’란 개념을 처음 접했다.

우리가 배우는 모든 지식은 반복되는 것, 즉 보편성을 가지는 것에 한정된다. 문제도 마찬가지여서 과거의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다를 뿐이라고 한다. 변수가 많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정답은 있을 수 없기에 문제를 뒤집어 볼 줄 아는 사람은 새로운 답을 찾아낼 수 있다. 이를 돕는 생각법이 ‘트리즈’이다.

‘트리즈’는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의 공식이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방법이다. 이는 러시아 알츠슐러 박사가 개발한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생각법’이다. 200만 건 이상의 세계 특허를 분석한 후 창의적이라고 인정되는 특허들의 공통점을 추출해 정리한 것으로,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근원적인 모순을 찾아 해결책을 유출해내는 사고 원리다. 창조 경영이나 기업 혁신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고, 우리 주변 일상 문제들 또한 ‘트리즈’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먼저, 기회를 원한다면 행동해야 한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을 알 때 기회를 얻을 확률도 높아진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커피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는 상식도 카페인이 없는 나무가 발견돼 깨졌다. 모든 백조는 희다는 상식도 호주에서 흑색 고니가 발견돼 무너졌다. 커피를 커피로만 팔려고 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양이 똥 속에서 길러낸 커피인 ‘코피 루왁’은 한 잔에 5만원으로, 다른 커피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해 당연한 사실을 한번 의심해야 한다. 커피나무는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겨울에 난방을 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지만, 커피나무가 추워서 죽는다는 사실을 의심해 보는 것이다. 생명은 급격한 변화에는 약하지만 영하의 기온이라도 느린 변화에는 적응하는 것에 착안해 난방을 안 해도 커피나무가 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통해 제주도에서 커피나무 재배에 성공한 것이다.

사람들은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답을 향해 가는 직선 코스에 뭔가가 막혀 있으면 부수거나 파헤치며 앞으로 나아간다. ‘트리즈’는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유연하게 답을 찾아 나간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문제가 문제로만 남을 수 있고 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살아가는 과정에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되지 않거나 예상을 벗어날 때 ‘문제가 생겼다’라고 하는데, 나 역시 문제 속에 갇혀 답만 찾으려 하거나 못 찾을 경우엔 그냥 외면하곤 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부정적으로 대하거나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트리즈’를 적용해 도전해 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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