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선택폭 확대와 품질 향상은 `과일류', 가격 하락은 `주류'가 높게 평가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대한민국은 지난 2004년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이하 FTA)을 시작으로 총 54개국과 16건의 FTA를 발효했다.

한국소비자원은 FTA 15주년을 맞아 소비자후생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FTA 소비자후생 체감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FTA를 인지하고 있으면서 수입소비재 16개 품목군, 41개 품목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25세~5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FTA가 국내시장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67.5%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46.3%) 대비 21.2%p 증가했다.

상품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88.1%였고, 가격이 인하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66.6%였다.

16개 수입소비재 품목군별로 소비자후생 체감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상품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는 응답은 과일류(87.5%)가 가장 높았고 생수(59.7%)는 가장 낮았다.

가격 하락은 주류(66.4%), 품질 향상은 과일류(76.3%)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화장품(26.6%)은 가격 하락 효과가 가장 낮고, 생수(38.3%)는 품질 향상에 대한 인식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6개 품목군별로 구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가장 높게 평가된 품목군은 주류로 83.3%가 구매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건강기능식품(79.0%), 과일(77.1%) 등이 뒤를 이었다. 구매 만족도가 가장 낮은 품목군은 생수(44.3%)였다.

FTA 소비자후생을 저해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수입소비재 구입을 후회하게 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가 직접 섭취‧음용하는 품목에서 ‘제품의 안전이나 위생 문제’가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과일(63.2%), 축산물(68.1%), 수산물(65.0%)과 같은 신선식품에서 동 이유로 인한 후회 경험 비율이 높았다.

이 밖에 주류, 애완용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세제류 등에서는 ‘정보제공 미흡’이, 안경류, 소형가전, 자동차에서는 ‘제품 A/S 불만’이 가장 큰 구매 후회 이유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FTA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 인식이 향후 FTA 활성화 정책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정부 등 관계기관에 FTA 소비자정책 기초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3일부터 24일까지 패널을 통한 온라인 설문조사(구조화된 설문)로 진행됐다.

조사대상은 전국 광역시 거주 25∼59세 FTA 인지자 3000명 및 16개 품목군 41개 품목의 국내 구매 경험자로 표본추출은 통계청 인구비율에 따른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했다. 표본오차는 ±1.79%p 로 95% 신뢰수준이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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