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진 청주시립미술관 주무관

서원진 청주시립미술관 주무관

[동양일보]점점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게 일반화처럼 돼가는 요즘이지만 자녀를 낳고 키우는 일만큼 축복이요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몸소 깨달으며 살아가는 네 자녀를 둔 아빠다.

집에 아이들이 많다보니 현실적으로 느끼는 고단함, 가장으로서의 무게감은 피할 수 없지만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같이 성장해 가는 기쁨은 정말 억만금을 줘도 살 수 없는 특권이다.

누군가는 할아버지의 재력과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이 아이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나와는 무관할 때가 많다. 진정 아이를 성공시킬 수 있는 비결은 이 세 가지의 조건이 아닌 관계 속에서의 배려와 이해심, 오래 참음, 온유와 절제, 사랑, 화목, 존중, 타협 등이 아닐까.

특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칭찬만큼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일도 없다. 날마다 어린 두 딸을 하원 시킬 때마다 두 딸들은 어린이집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재잘재잘, 종알종알 이야기를 해준다.

“아빠, 선생님께서 예은이 글씨를 잘 쓴대요.”

“아빠, 오늘은 안 울고 씩씩하게 어린이집에 갔어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예쁘대요.”

그러면 나는 “예은이 정말 잘 했네!”, “예림이 참 잘 했네.” 응수해 주는데 아이가 얼마나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지 모른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소통을 통해, 나눔을 통해 잘 들어주면 된다. 그리곤 칭찬해 줄 일들이 있으면 맘껏 칭찬해주고, 인정해주고, 안아주는 등 스킨십을 많이 해 주면 해 줄수록 아이의 얼굴은 밝아진다. 아이의 삶은 자신감 넘치는 삶으로 바뀌게 된다.

요즘은 하루에 한 끼 조차도 온 식구가 두런두런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밥상머리 교육이 유대인을 훌륭하게 키우는 비결 중의 하나라는 것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최대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 된다. 그 속에 이야기가 있고, 칭찬이 오고 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특히 저녁은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할 때가 많아 아이들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며 식탁 교제를 나눈다.

그렇기에 자녀 양육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어려운 일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단순하고 간단해 보일 때가 많다. 두 딸은 놀이터에서 그네 타고, 시소 타고, 킥보드 타는 것을 좋아한다. 아들들은 함께 축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소소한 일상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것을 해 줄 수 있는 아빠라서 감사하다. 이것이 네 자녀를 둔 나만의 자녀 양육 방식이기도 하다. 비록 재력도 정보도 무관심도 없지만 칭찬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함께 뛰놀면서 아이들과 말로, 몸으로 소통하는 것, 이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워가는 멋진 아빠가 되고 싶은 게 나의 가장 큰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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