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자 청주시 상당구 민원팀장

지훈자 청주시 상당구 민원팀장

[동양일보]‘코드’를 알아간 지도 만 1년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코드가 맞느니, 안 맞느니 하며 코드 언급을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상당구청 기타 동호회에 가입해 기타를 배우면서 보낸 1년이란 세월은 더없이 행복했다. 기타는 코드로 연주하는 악기이다. 처음 입문하는 날 A 코드를 손가락으로 잡는데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A 코드가 제일 쉬웠다. 다음으로 A 코드에서 E 코드로 전환이다. 코드 전환도 쉽지가 않았다. ‘나이 탓이야’하며 열심히 연습해 코드 전환도 성공했다. 그야말로 아기들이 한 발짝 걸음마를 뗀 것과도 흡사했다. 이렇게 되니 동요 ‘비행기’를 연주할 수 있었다. 단지 나의 두 손 열 손가락이 합쳐져 A 코드와 E 코드를 알았을 뿐인데 말이다.

집에서 ‘비행기’ 연주를 하고 컴퓨터를 하고 있는 아들에게 “‘비행기’ 들리니?”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아니.”라고 대답했다.

“엄마가 기타로 ‘비행기’ 연주했는데 안 들리니?”라고 물었다.

“그게 ‘비행기’였어?”하며 멋쩍어하던 아들의 모습이 생각난다. 지금은 ‘안동역’, ‘나는 행복한 사람’, ‘하얀 나비’ 등 여러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됐다.

기타를 배운지 3개월도 안 됐는데, 갑자기 연주 섭외가 쇄도했다. 구청 12월 정례조회 때 기타 연주를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우리는 이제 ‘비행기’, ‘코끼리 아저씨’, ‘고요한 밤 거룩한 밤’만 배웠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멋진 강사님의 지도로 ‘연가’, ‘토요일 밤에’, ‘조개껍질 묶어’를 멋지게 선보일 수 있었다.

1차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자 동호회 회원들의 자신감이 매우 상승했다. 연주 섭외가 또 들어왔다. 2월 정례조회에 시장님께서 참석하시는데 기타 연주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또다시 ‘장미’, ‘소풍 같은 인생’, ‘나는 행복한 사람’을 멋지게 연주했다.

2차 공연도 멋지게 끝내자 회원들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 성공적인 공연을 계기로 신입 회원들도 제법 늘었다. 요즘은 F 코드(전체를 잡아야 하므로)를 연습하는 데 잘 안된다. 기타 칠 줄 아는 사람들이 F 코드가 고비라고 했다. 강사님께서는 각자 희망 곡 1개씩 개별 지도해 주신다고 하셨다. 나는 전 국민 애창가요 ‘남행열차’를 신청했다. 기타는 어느샌가 내 삶의 즐거움이고 행복이 돼가고 있다.

여가를 활용한 취미활동이 점점 다양해지고 각종 모임이나 동아리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는 요즘, 가장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기타를 통해 연주와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고 삶의 활력소를 얻는 것도 괜찮다 싶다.

‘남행열차’를 멋지게 연주하는 내 모습을 꿈꾸며 오늘도 기타 삼매경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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