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안성 청주시 상당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오안성 청주시 상당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동양일보]어떤 책에서 이런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요즘 들어 도무지 일이 잘 안 풀리고 주변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푸념하는 습관’이 있는지 없는지.”

푸념이란 마음에 품은 불만을 드러내어 말하는 일, 곧 넋두리를 가리킨다. 같은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직장 동료에게 거하게 넋두리를 털어놓고 나면 탄산음료를 마신 것 같은 상쾌함을 느낀다. 하지만 푸념이라는 것은 마약과도 같아서 처음에는 내 마음 상쾌하자고 한번 내뱉지만, 금세 중독이 돼 아침에 눈 뜨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푸념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현대인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낸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사람들이다. 나의 넋두리를 들어줄 의무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분에서 직장에서의 푸념은 상대방에게 불편함과 거부감을 주고, ‘어떤 일을 지시해도 불평불만만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커리어를 망치게 될 수 있다.

푸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말의 힘은 크다. 하지만 푸념하는 사람들에게 차마 ‘긍정적인 말을 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명랑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겠다. 이미 오랜 흡연으로 폐가 상한 사람들에게 브로콜리와 율무를 챙겨 먹으라는 말보다는 “일단 담배부터 끊어라”라고 말하게 되듯이 말이다. “에이, 재미없어”라는 말 대신 “이거 흥미진진한데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푸념에 중독된 사람들이 그게 가능할까?

나는 본인만의 대체재를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주말에 사우나를 찾는다. 한 주의 고된 노동이 끝나면 일주일의 스트레스가 온몸과 정신을 지배한다. 사우나에 들어가면 처음에는 일주일의 스트레스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뜨거움과 마주한다. 이때 푸념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업무적으로 언쟁이 오고갔던 화요일, 하루 종일 정신없이 출장을 다니다가 밤늦게까지 야근한 목요일, 내일 해결해야 할 골치 아픈 업무…. 그러다가 사우나의 뜨거움이 평화로 바뀔 때 비로소 모든 생각이 지워진다. 신기하게도 모든 불만이 뜨거움과 함께 사라져버리고 나만 남는다. 모든 힘들었던 일들은 나 자신을 칭찬하는 훈장이 되고,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라고 되뇌게 된다.

나는 그렇게 푸념이라는 만성질환과 멀어지게 됐다. 그러자 놀랍게도 하는 일이 비교적 잘 풀리는 것 같고,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줄어 ‘긍정적인 말을 하는 습관’을 점차적으로 갖게 됐다. 나만의 ‘푸념의 대체재’를 통해 내가 개선되는 것이 느껴졌다.

많은 사람이 저마다의 문제로 푸념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스스로의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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